"대리점주가 노동 착취" 피켓 든 50대 명예훼손 무죄

김정화 기자 2024. 1. 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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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을 들고 시위하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 자동차 판매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A씨는 2022년 2월7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대리점주들은 노동착취로 임금을 착취 갈취하고 부당노동행위 노조 탄압을 자행합니다"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한 것을 비롯해 5회에 걸쳐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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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lm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피켓을 들고 시위하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 자동차 판매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어재원)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55·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2월7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대리점주들은 노동착취로 임금을 착취 갈취하고 부당노동행위 노조 탄압을 자행합니다"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한 것을 비롯해 5회에 걸쳐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B씨는 경북 경산시에 있는 자동차 판매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A씨는 B씨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이후 2년 단위로 재계약하며 대리점의 자동차 판매원으로 근무해 오다가 계약 기간 종료 이후 피해자의 재계약 거절로 해고됐다.

이에 A씨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판매용역계약 해지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 신청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용역계약 해지는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 및 활동 행위에 기인한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근로자를 복직시켜라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

자동차 판매 대리점주 B씨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1인 시위를 계속해 왔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한 혐의 등으로 다수 처벌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부는 ▲일반인들의 합리적인 선택권 행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정보로서 공적인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안이라고 볼 수도 있는 점 ▲주요한 동기나 목적은 일반인들에게 법률위반 문제들을 알리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충분한 점 등을 종합하면 형법 제310조 소정의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310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어 부장판사는 "설령 이 사건 표현에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사익적인 목적이나 동기가 함께 포함됐다 하더라도 주된 동기와 목적 및 필요성,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표 상대방의 범위와 표현 방법, 피해자의 명예훼손의 정도와 보호 가치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형법 제310조 소정의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무죄의 이유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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