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장 "GA리스크 규제 재정비 필요"

설계사 잦은 이동 등 GA 채널 문제점 지적
보험사 간 경쟁 심화로 격차 확대 예상
노후소득·건강 보장 위한 정책 검토 필요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3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제공>

안철경(사진) 보험연구원장은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등 판매 과열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비롯한 우려에 대해 "(비전속 중심으로의) 보험 모집 시장 구조 전환과 GA 채널의 리스크에 대한 통제와 함께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모집 규제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30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GA 시장 중심의 '제판분리' 현상이 보편·확산돼 GA 채널은 소비자의 상품 접근성·편의성 개선에 기여했지만, GA 시장이 급성장하며 설계사의 빈번한 이동 등 판매 인력 관리와 전문성 확보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같이 밝혔다. 안 원장은 보험 판매 시장의 효율성 개선과 소비자 신뢰 회복를 위해 유통 시장의 건강성 회복과 미래 지향적 유통 채널 구축을 위한 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저성장으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 환경에 대해선 새로운 먹거리 발굴로 대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험회사 간 경쟁으로 격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른 출구 전략으로 국내 시장의 경쟁 압력을 완화하는 (혁신성장) 틈새 시장 활성화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틈새 시장에 진입하는 소형사의 혁신성과 기동성을 촉진하려면 중·대형사와 소형사 간 규모에 비례하는 규제의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며 "기존 사업 모형을 활용한 신시장 개척과 해외 진출은 물론 요양, 간병 등 새로운 서비스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도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금융회사 허용 등의 규제 개선이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지난해 회계 제도 변경 이후 나타난 이익의 안정성과 보험회사 경영(상품과 판매 채널, 자산운용)의 변화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보험손익의 개선을 가져온 경험손익(보험금의 예상과 실제 차이)과 보험계약마진(CSM)의 규모를 좌우하는 가정(위험률과 할인율)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쌓이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며 "이익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한 가운데 필요하다면 시장 기구를 통해 기초율에 관한 시장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안 원장은 또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후소득 보장과 건강 보장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점차 커지는 것과 달리, 보험회사의 대응할 수단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책 대안으로서 목돈 마련 저축 기간이 끝나면 반드시 연금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연금 수령 20년 이상의 장기연금 또는 종신연금 선택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세제 혜택 총량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저축 기간의 세제 혜택을 줄이고, 20년 이상으로 연금수령 기간이 길수록 세제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연금 전환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