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메리츠증권 압수수색…임직원끼리 대출알선 의혹(종합)

가족법인으로 부동산 900억원치 취득
부하직원들 동원해 대출하고 금품 줘
내부 정보 이용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메리츠증권 전직 임원이 재직 당시 직무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고 100억원대 매매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 2023.11.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메리츠증권 임원이 직무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고 100억원대 매매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동산 자금 대출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현규)는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와 전 본부장인 박모씨 주거지 등 6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 혐의를 적용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섰다. 박씨는 재직 당시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자금 조달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박씨의 청탁을 받고 대출 알선에 나선 부하직원 2명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혐의를 받는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은 박씨가 직무 정보를 이용해 가족법인을 통해 900억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했고, 3건을 처분해 100억원 상당의 차익을 본 것으로 조사했다.

금감원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박씨가 직무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긴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봤다. 박씨는 지난해 말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 등 이번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앞서 검찰이 수사 중이던 메리츠증권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에도 일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메리츠증권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 중지를 앞둔 이화전기의 주식을 전부 매도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압수수색한 바 있다.

앞서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은 114억원의 회령, 187억원의 배임, 주가 부양, 약 14억원 탈세, 탈세 목적 373억원 재산 은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회장의 처남도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가 진행되자 한국거래소는 이화전기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공교롭게도 메리츠증권은 거래 정지 직전 보유하고 있던 주식 5838만2142주(32.22%)를 전부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검찰은 거래 정지 전 미공개 정보를 취득, 주가 부양 등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사기적 부정거래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은 앞선 기획검사로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이 사모 전환사채(CB) 발행 업무 과정에서 얻은 내부 직무 정보로 수십억원의 사적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적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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