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학생 공부 도와주고 이웃에 따뜻한 밥 한 끼”… 전 재산 4억여원 기부
효도밥상과 취약계층 지원하기로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80세 어르신이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복지재단에 내놓았다.
기부의 주인공은 변문희(80)씨. 변씨는 지난 12일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써달라며 마포복지재단에 집과 금융자산을 포함한 전 재산 약 4억2000만원을 기부 약정했다. 그의 재산은 사후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 등에 쓰이게 된다.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변씨는 다섯 살이 되던 1948년에 큰 수해를 겪었다. 이후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17세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상경해야 했다. 서울과 진천을 오가며 억척스럽게 일을 해온 변씨가 마포구 성산동으로 옮겨와 산 지는 20년. 이웃들 사이에선 검소하고 부지런한 생활 습관으로 정평이 났다고 한다. 결혼 5년 차에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 슬하에 자녀는 없다.
전 재산 기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변씨는 “어릴 때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어서 쓰러지기 일쑤였고, 여자라서 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다”며 “나처럼 형편 때문에 못 배우고 힘들게 사는 이웃과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평생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기부한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공부도 도와주고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밥 한 끼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변씨의 바람대로 마포구는 그가 기부 약정한 재산을 마포구 ‘효도밥상 사업’과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효도밥상은 만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 6일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16개 동 전체에서 500명의 독거어르신이 혜택을 받고 있다. 변문희씨 역시 효도밥상을 자주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복지재단 관계자는 “주민참여 효도밥상에 각계각층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변문희 어르신처럼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결정은 처음”이라며 “효도밥상을 이용 중인 어르신의 기부여서 의미가 더 남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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