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신원 공개한 김민웅, 항소심서 형 늘었다
“반성하거나 자숙하는 태도 없어”
소셜미디어(SNS)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재판장 장찬)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교수에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12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내렸다.
김 전 교수는 2020년 12월 자신의 SNS에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A씨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박 전 시장에게 보낸 편지 세 통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편지들의 내용에 비춰볼 때 A씨가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2차 가해성 글도 함께 게시했다. 김 교수는 이 편지들을 올릴 때 A씨의 이름을 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노출했고,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재판을 받았다.
원심은 김 전 교수에게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내렸다. 이에 검찰은 원심의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동의 없이 수사 중인 피해자의 실명이 기재된 편지파일을 공개한 피고인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재확산됐고 망인(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지지자로부터 피해자가 무차별적인 욕설과 비난을 받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했다가 항소심에서 전면 부인할 뿐 아니라 피해자가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가 아니어서 2차 가해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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