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위안부는 매춘부" 류석춘 1심 무죄 선고에 항소

류석춘(69) 전 연세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법원이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을 내리자 검찰이 항소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하버드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위안부 문제의 진실' 서적을 든 채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대학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의 일종'이라 발언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검찰이 항소했다.

30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류 전 교수의 명예훼손 사건에서 벌금 200만원과 일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검찰은 "발언 내용이 입증된 역사적 사실에 반한 점, 학문의 자유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는 점, 단순 의견표명이 아닌 사실적시에 해당한다는 점, 다양한 의견이 분분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1심 법원의 법리 판단이 잘못됐다"며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도 선고형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범행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 전 교수에 대해 일부 발언의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나머지 발언에 대해선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가장 논란이었던 '위안부는 매춘'이란 발언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무죄가 됐다. 또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통합진보당·북한과 연계됐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교육했다는 부분은 유죄로 인정했다. 법정에서 정대협 측에 의해 위안부 피해자의 발언이 재구성됐다고 하는 발언에 객관적 자료 없어 명예훼손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이다.

이날 판결 직후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입장문을 내고 "반인권·반역사적 판결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본군 '위안부'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재판부는 부인하는 것인가. 정금영 재판부는 일본의 재판부인가 대한민국 재판부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근본 가치에 우선할 수 없다"며 "검찰은 항소해 다시 류석춘 교수의 죄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19일 연세대 전공 강의 중 학생 50여명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일본군에 강제동원된 것처럼 증언하도록 교육했다"고 발언해 고발당했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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