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 영아 시신 유기한 10대 친모… 처벌 대신 소년부 송치

법원 "반성하고 있고 아직 어려"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낳은 사산아를 버린 혐의로 법정에 선 10대에게 법원이 처벌이 아닌 교화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울산지법 형사4단독 정인영 부장판사는 30일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양에게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소년부 송치는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에게 사건을 이송하는 처분이다.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으나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A양은 지난해 6월 울산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 쓰레기통에 영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쓰레기를 수거하던 환경미화원이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은 몸무게 800g, 키 50cm로 임신 약 6개월 차의 태아와 비슷했다.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심리적 압박을 느낀 A양은 사건 발생 닷새 만에 자수했다. 수사기관은 영아가 태어났을 당시 상태 등을 조사했으나, 살아있었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정 부장판사는 “죄질은 나쁘지만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아직 어리다”며 “부모가 피고인 교화를 다짐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