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제주는 ‘탐라국 입춘굿’…1만8천 신들 오신다

허호준 기자 2024. 1. 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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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엔 하얗게 눈이 쌓였지만 봄은 온다.

움트는 새봄을 맞아 제주 곳곳에서 '탐라국 입춘굿' 행사가 펼쳐진다.

제주민예총은 제주도와 함께 오는 2월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제주시 제주목 관아지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2024 갑진년 탐라국 입춘굿' 행사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조선시대 제주목사 이원조의 '탐라록'(1891)에 나오는 입춘굿은 탐라국 왕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풍년을 기원하던 의식에서 비롯된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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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려
탐라국 입춘굿 행사에서 심방들이 낭쉐(나무 소)를 만들고 금줄을 친 후 고사를 지낸 것을 재현한 ‘낭쉐코사’ 제주민예총 제공

한라산엔 하얗게 눈이 쌓였지만 봄은 온다. 움트는 새봄을 맞아 제주 곳곳에서 ‘탐라국 입춘굿’ 행사가 펼쳐진다.

제주민예총은 제주도와 함께 오는 2월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제주시 제주목 관아지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2024 갑진년 탐라국 입춘굿’ 행사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조선시대 제주목사 이원조의 ‘탐라록’(1891)에 나오는 입춘굿은 탐라국 왕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풍년을 기원하던 의식에서 비롯된 행사다.

‘움트는 새봄, 꽃피는 새날’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는 그동안 제주시 일대에서만 열리던 입춘굿을 서귀포지역까지 확대해 운영한다. 또 비보이 댄스, 힙합과 국악의 콜라보 등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위한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행사 첫날인 2월2일에는 제주도청과 제주시청, 제주시 오일장, 제주공항,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 이중섭 거리 등에서 액운을 없애고 한해의 무사안녕을 비는 ‘춘경문굿’이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이어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도성 삼문 거리굿’이 옛 제주읍성의 동·서·남문 일대에서 출발해 입춘굿이 열리는 관덕정까지 펼쳐진다. 관덕정 마당에서는 오후 3시부터 오곡의 씨앗을 전하는 제주 신화 속 여신인 자청비에게 풍농을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인 ‘세경제’가 열린다. 이번 세경제에서는 오영훈 지사가 초헌관을, 김경학 도의장이 아헌관을,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이 삼헌관을 맡는다. 또 항아리를 깨뜨려 액운을 내보내고 콩을 뿌려 풍요를 기원하는 ‘사리살성’, 나무로 만든 소인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도 진행된다.

3일에는 입춘 성안기행, 입춘 수다, 메밀떡 나눔, 제주굿 창작 한마당 등 입춘을 축하하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가 열린다.

입춘날인 4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신들의 고향 제주의 1만8천 신들을 초대하는 입춘굿이 펼쳐진다. 이날 초감제와 자청비놀이, 세경놀이, 낭쉐몰이와 입춘덕담, 입춘탈굿놀이 등이 이어진다. 행사 기간 관덕정 마당에서는 향토음식과 입춘 주전부리 등 먹거리 마당과 체험마당, 입춘장터 등도 열린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국장은 “입춘굿 본연의 전통 프로그램을 살려 제주도 전승문화로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민예총은 일제가 1914년 없앤 뒤 1925년 일본인 학자가 제주사람들을 모아놓고 관덕정 마당에서 시연을 보인 것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사라졌던 입춘굿을 1999년 복원해 발전시켜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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