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이 시켰는데 억울하다"… 건물주 살해한 30대 첫 재판

서울 영등포구에서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주차관리인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지만 "공범이 시켰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서울 영등포구에서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주차관리인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공범이 시켰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30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명재권)는 30일 오전 10시40분쯤 살인 혐의를 받는 주차관리인 김모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살해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맞다"고 인정했지만 "공범인 모텔업주 조모씨가 시켰기 때문에 나 역시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소속 신뢰관계인 한 명도 동석했다. 김씨 변호인은 "발달 장애인이다보니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신뢰 관계를 통해 (피고인이) 진정할 수 있도록 모시고 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오전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흉기를 휘둘러 80대 건물주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도주한 김씨는 같은 날 밤 9시32분쯤 강릉 KTX 역사 앞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조씨는 김씨의 범행을 지시하고 증거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피해자 A씨 소유 건물 옆 모텔 업주로 A씨에게 주차장 부지를 임차해 운영 중이었고 평소 A씨와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김씨를 모텔 관리 및 주차관리원으로 고용했다.

검찰은 김씨가 조씨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해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김씨에게 지난해 8월 복면과 우비 등 범행도구를 구입하게 하고 범행 장소와 A씨의 동선을 알려줬다. 같은 해 10월 흉기 구매를 지시한 뒤 11월9일에는 A씨 소유 건물의 CCTV 방향을 돌리게 하기도 했다.

김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27일 오후 2시50분이다.

윤지영 기자 y2ung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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