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진행" 롯데 3.0시대 신동빈의 결단…우선 순위 대상은
롯데 3세 신유열 미래성장실장, 4대 신사업군 이끌듯…AI 전환도 화두로
기존 부진했던 전통의 화학·유통군 일부 변화 전도…"리스크 관리 집중"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외신 인터뷰에서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국내에서 어떤 사업을 매각 리스트에 올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 3.0 시대'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30일 신 회장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사업 방침을 바꾸었다"며 "매수 뿐만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몇 년 해도 잘 안 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매각해) 다른 회사가 (사업을) 해주는 편이 종업원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사업을) 몇 개 정도 매각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일본 롯데리아를 현지 업체에 팔았고 국내에서 2020년 롯데GRS의 패밀리 레스토랑 TGIF, 베트남 제과기업 비비카(Bibica) 지분, 롯데알미늄 보일러 사업 부문을 매각하며 효율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또 2019년 일반지주사의 금융사 주식소유 금지라는 지주회사의 해위제한 요건을 충족키 위해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일부 매각도 있었지만 그동안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대폭 키워 온 신동빈 회장이 "방침을 바꿨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사업 효율화 속도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롯데그룹은 ▲식품 ▲유통 ▲화학·건설·제조 ▲관광·서비스·금융 분야에서 사업을 두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외에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아 책임 경영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이 이번 인터뷰에서 앞으로 주력할 사업군으로 ▲바이오테크놀로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2차전지 소재 등을 꼽은 만큼 전통의 주력 사업인 화학·유통 분야 등에서의 조직 재편이 관측된다.
신 회장은 "매각과 동시에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정해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할 것 같은 사업으로 교체를 점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개의 신성장 영역은 롯데가 오너 3세이자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가 앞으로 주도해 나갈 사업군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올 들어 'AI(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그룹의 AI 컨트롤 타워인 AI TF팀(팀장 현종도 상무)을 본격 가동한 바있다.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들은 신 회장 주문에 따라 이훈기 신임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과 고부가·친환경 제품 중심으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화학업계 업황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소재 강화를 본격화 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고부가 스페셜티, 그린소재 등 신사업 비중을 높이고 수소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시의적절한 투자와 실행력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
매출의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중국 내 석유화학 공장 매각,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한국에 세운 첫 회사인 롯데알미늄은 종합 포장소재 기업에서 양극박 사업을 통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침체에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고전하는 유통군 역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위기를 겪고 있지만, 그룹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롯데ON)도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조직 슬림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중복되는 사업 영역을 축소해 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한 롯데마트와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컬처웍스 등은 희망 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더욱이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편의점) 등이 각각 의욕적으로 인수했던 중고나라, 한샘, 한국미니스톱 등이 아직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매각에는 실적 뿐 아니라 여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총수의 조직 슬림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만큼 '롯데 3.0 시대'를 맞아 대대적 사업 재편이 예상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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