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환경 열악”... 부사관 지원자 급감한 해병대, 필기 시험 폐지 고육책
최근 해병대 사병 지원자가 증가세를 보여 화제가 된 가운데 부사관 지원자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병 군 복무 기간 단축과 월급 상승이 기본적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복무 환경과 승진 난이도가 높은 것 등도 이유로 꼽힌다. 이에 해병대는 부사관 선발 과정에서 필기시험을 폐지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고육책을 짜내고 있다.
30일 해병대에 따르면 해병대 부사관 임관자 수는 지난 1년 반 동안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다. 2022년 7월 임관한 해병대 396기 부사관 수는 132명이었지만 다음 기수인 397기에서는 35명으로 대폭 하락했다. 작년 5월에 임관한 400기 부사관 수는 139명으로 세자리 수를 회복했지만 401기부터는 다시 두자리 수로 떨어졌다. 작년 12월에 임관한 403기 부사관은 43명이었다.
해병대 부사관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는 사병 군 복무 기간 단축과 월급 상승 등으로 인한 군 간부 선호도 감소가 주로 손꼽힌다. 경기 수원시에서 부사관, 장교 준비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5)씨는 “병사 급여 상승 결정 후 군 간부 지원자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학원의 부사관, 장교 준비생이 1년 반 전까지만 해도 80~100명이었고 대부분이 부사관 준비생이었는데 현재는 준비생이 10명 미만”이라고 말했다.
해병대는 과거부터 부사관 희망자들 사이에서 다른 군보다 인기가 낮았다고 한다. 타군에 비해 규모가 작아 승진이 어렵고, 보급품 사정도 좋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공군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2021년 연말에 제대한 오모(27)씨는 “부사관들은 장기복무까지 생각하고 임관하는 경우가 많다”며 “언제까지 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 해병대 같이 힘든 환경에서 일하기는 싫다”고 했다. 현직 해군 하사로 복무 중인 이모(23)씨도 “부사관 준비할 때 해병대는 딱히 고려한 적이 없다”며 “해병대가 힘들기도 하고 시설도 열악한 편이라 들어 주변의 부사관 준비생들도 조금 꺼린다”고 말했다.
반면 해병대 현역 병사 경쟁률은 상승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해병대의 일반기술·전문기술병 모집 경쟁률의 경우 올해 2월 입대자 1.8:1(1034명 모집, 1872명 지원), 3월 입대자 2.1:1(1118명 모집, 2362명 지원), 4월 입대자 2.2:1(1118명 모집 2473명 지원)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병대에 사병으로 입대해 복무 중인 정모(22)씨는 “아버지가 해병대 출신이셔서 예전부터 해병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병 복무기간도 짧아진 만큼 나라 한번 열심히 지켜보자는 생각에 해병대에 입대했다”고 말했다.
부사관 인기 하락에 고심하는 해병대는 선발 방식에 변화도 줬다. 올해 5월 임관하게 될 406기 부사관 선발시험부터는 1차 전형에서 필기시험을 없애고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심사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원래 부사관 후보생이 되고 싶은 이는 1차에 필기시험을 응시하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서를 제출해야 했다. 실제로 해병대 공식 모병 카페에는 필기시험 폐지가 부사관 지원자가 적은 시기의 조치라는 모병관의 설명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편 해병대는 “부사관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며 “(필기시험 폐지로) 지원자 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면접 평가 방법을 강화하고 면접 점수 배점 비중을 확대해 우수 자원을 선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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