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찢기며 밀물 뚫고 고립자 구한 해경…"살려야 한다는 생각 뿐" [따전소]

황병서 2024. 1. 30. 14: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지난해 8월 18일 전북 부안군의 고사포 해변 갯바위에서 고립된 4명을 구조한 부안해양경찰서 변산파출소 소속 강철승 경장(30)은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강 경장은 "거센 물살 탓에 바다에 입수해 갯바위 도착하는 데만 3~5분이 걸렸다"면서 "왔다 갔다 하는 방식으로 4명을 모두 구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 경장은 같은 해 4월 고사포 해변에서 수중레저 활동을 하던 사람 한 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안해안경찰서 변산파출소 강철승 경장
홀로 갯바위까지 4번 왕복 수영하며 구조
“아버지처럼 성실한 경찰관 될 것” 소감도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지난해 8월 18일 전북 부안군의 고사포 해변 갯바위에서 고립된 4명을 구조한 부안해양경찰서 변산파출소 소속 강철승 경장(30)은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바닷물은 차오르는데 고립된 사람들은 넋 놓고 기다릴 뿐이었다. 밀물의 최대 시속이 15㎞에 달한다는 점에서 강 경장의 마음은 급해졌다.

강 경장은 30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조 활동 당시 모든 악조건이 겹쳤다고 회상했다. ‘관내에 고립된 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려고 보니 직장 상사와 두 명뿐이었다. 넓은 고사포 해변에서 구조자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강 경장은 “저는 긴급구조 훈련을 받은 터라 구조활동을, 상사는 경찰서와의 교신을 담당했다”면서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려워 해안가까지 뛰어가 이곳저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부안해양경찰서 변산파출소 소속 강철승 경장. (사진=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강 경장은 갯바위에 고립된 여성 3명, 남성 1명을 발견했다. 여성 한 명이 그를 향해 “아무래도 잠겨서 못 나올 것 같다”고 소리쳤다. 문제는 밀물의 깊이와 속도였다. 물은 180㎝에 달하는 강 경장의 가슴팍을 넘어 목까지 다다랐다. 구명조끼 소재의 옷 위에 가져간 구명조끼 한 개를 더 입었다. 물놀이 사고를 막기 위한 휴대용 인명구조장비 ‘레스큐 튜브’를 챙겨 물속에 뛰어들었다. 갯바위에 도착한 후 한 명씩 구조해 오는 방식으로 총 4번을 왕복했다. 강 경장은 “거센 물살 탓에 바다에 입수해 갯바위 도착하는 데만 3~5분이 걸렸다”면서 “왔다 갔다 하는 방식으로 4명을 모두 구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강 경장은 양쪽 발가락에 열상을 입고 1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바위에 붙은 조개 등에 두 발이 찢기는 줄도 몰랐다. 아픈 기억일 법도 했지만 해양경찰로서 자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 경장은 같은 해 4월 고사포 해변에서 수중레저 활동을 하던 사람 한 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이 당시에도 해변 약 350m를 전력질주 한 뒤 400m를 헤엄쳐 구조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고사포 해변 절벽에서 추락한 50대 남성의 위치를 재빨리 파악해 119구조대에 알리기도 했다.

해경 236기 공채로 입직해 6년 차에 접어든 그는 사비로 수영을 배우는 등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수영은 해양경찰에게 무기와 다름없는데, 수영을 처음 접한 시기가 남들보다 늦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광주로 가서 사비로 1대 1 수영 교습을 받았던 것.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경감으로 퇴직한 아버지같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제 가치관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경찰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버지처럼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강 경장은 이러한 공적으로 지난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시상하는 ‘생명존중대상’에서 해양경찰 부분 대표로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2009년부터 생명존중대상을 통해 △경찰 △소방 △해양경찰 △일반시민 등 총 4부문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생명존중 정신을 몸소 보여준 사회적 의인을 발굴해 시상 및 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