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익숙한' 경기장에서 펼쳐질 '대회 첫' 야간 경기[아시안컵]
이번 대회 오후 2시30분 경기하다 첫 7시 킥오프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익숙하고 반가운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현재 대표팀 선수 다수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어본 장소다. 하지만 조별리그 내내 낮에 경기했던 대표팀이 이번 대회 처음으로 밤 경기를 소화해야한다는 것은 잘 적응해야할 변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8강 진출을 다툰다.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렀던 곳이다.
덕분에 한국은 훈련장, 숙소, 경기장의 이동 동선을 약 2주 동안 바꿀 필요 없이 편리한 환경 속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치렀다. 당시 조별리그를 한 곳에서만 치렀던 팀은 32개 팀 중 한국이 유일했다.
기분 좋은 기억도 있는 장소다.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은 조규성(미트윌란)이 한국 축구 최초의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을 터드린 곳이자, 한국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극적 역전승을 거두며 12년 만의 원정 16강을 일궈낸 뜻 깊은 경기장이다.
이번 대표팀 스쿼드 26명 중, 엔트리 외 선수로 합류했던 오현규(셀틱)를 포함해 16명이 카타르 월드컵 당시 멤버였다.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 기준으로는 선발 11명 중 10명이 월드컵 멤버다. 그만큼 현 대표팀 내에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사우디전이 한국의 이번 대회 첫 야간 경기로 열린다는 점은 변수다.
한국은 지난 3경기를 모두 카타르 현지 시간 기준 오후 2시30분에 치렀다. 사우디전은 오후 7시에 열린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야간 경기를 치러 온 프로 선수들이지만, 국제 대회에서 3경기 연속 낮 경기만 치르다 야간 경기를 치르는 건 조금 다를 수 있다.
낮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신체 사이클을 가다듬었던 한국은 이를 바꾸기 위해 다시 적응을 해야했다. 해가 진 뒤 열리기 때문에 조명과 습도 등 환경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야간 경기로 치러, 이미 이 환경에 적응을 마쳤다.
한국은 지난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는 현지 시간 기준 오후 4시(우루과이전), 오후 4시(가나전), 오후 6시(포르투갈전)에 각각 킥오프했다.
그러다 브라질과의 16강전(1-4 패배)은 오후 10시에 치렀다. 브라질이라는 팀이 워낙 강했던 데다 한국이 체력적 어려움을 겪는 등 다른 외부 변수도 있었지만, 완전히 달라진 킥오프 시간에서 오는 바이오리듬 변화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한 축구전문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는 백중세다. 그러니 아주 작은 것에서도 승부가 갈릴 수 있다. 바뀐 킥오프 시간은 물론 잔디나 관중석 분위기 등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사우디전은 이전 3경기와 달리 일방적 응원과도 싸워야 한다. 현지 매체들은 많은 사우디 팬들이 카타르 국경을 넘고 있으며, 경기 당일엔 약 3만명 이상의 사우디 팬이 응원을 펼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3경기에선 비교적 비슷한 규모의 팬이 들어찬 가운데 경기를 치렀지만, 브라질전에선 노란 물결로 가득찬 일방적 브라질 팬의 응원에 압도 당했던 바 있다.
다만 한국도 사우디전부터는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악마가 동행,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 제법 됐음에도 응집력에 한계가 있었지만, 사우디전부터는 "대~한민국" 등 조직적 응원과 대형 태극기가 함께한다.
이중근 붉은악마 의장은 '뉴스1'에 "숫자는 사우디에 밀리겠지만, 한국 대표팀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당백의 응원을 펼치겠다. 사우디가 어떤 응원을 하더라도 열정은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결의에 찬 각오를 전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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