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카타르] 선수 차이vs감독 차이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확연히 다른 특징의 맞대결이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을 치른다. 두 팀의 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의 16강 경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건 두 팀의 상황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도하는 사우디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사우디에 비해 선수 개개인의 퀄리티가 높은 편이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중심으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역대급 스쿼드’를 구축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한국 대표팀의 전체 몸값은 1억 9,300만 유로(약 2,800억원)이다. 반면 사우디 스쿼드의 가치는 2,300만 유로(약 330억원)다. 차이가 8배 달할 정도로 선수 개개인의 격차가 크다.
하지만 ‘감독의 영향력’은 정반대다.지난해 9월부터 사우디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만치니 감독의 업적은 클린스만 감독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만치니 감독은 인터밀란(이탈리아)을 이끌며 3번의 세리에A 우승을 기록했고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서도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2020년에는 이탈리아 국가대표를 이끌고 유로 트로피마저 들어 올렸다. 그야말로 엄청난 우승 경력이다.
사우디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을 위해 무려 2,500만 유로(약 360억원)의 연봉을 보장하며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만치니 감독은 사우디와 2027년까지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됐다.
만치니 감독 선임 효과도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초반에는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만치니 감독의 3백이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 8경기 무패(6승 2무)다. 8경기에서 무려 1골만을 내주는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능력에 대한 의문은 매 경기 커지고 있다.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별한 전술과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국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이번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경기장 안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선수단의 능력을, 사우디는 팀을 변화시킨 감독의 지도력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