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분양가에…그나마 줄던 미분양 10개월 만에 다시 ‘증가’

심윤지 기자 2024. 1. 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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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12월 주택 통계’ 발표 결과
미분양 6만2489가구...전월比 7.9%↑
준공 후 미분양도 3개월째 1만가구 넘어

꾸준히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 수가 10개월 만에 다시 증가하며 6만가구를 넘어섰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도 석 달 연속으로 1만가구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민간 주택 분양가도 고공행진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강윤중 기자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4564가구)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월 7만5000여가구로 정점을 찍었다가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분양이 해소됐다기 보다는 새로 분양하는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그러다 9월을 기점으로 신규 분양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미분양 물량도 덩달아 증가하기 시작했다. 늘어난 물량의 3분의 2 이상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31가구로 전월보다 43.3% 증가한 반면, 지방 미분양은 5만2458가구로 전월보다 3% 증가하는데 그쳤다. 12월 인천 미분양은 3270가구로 전월(1298가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방 미분양은 5만2458가구로 전월(5만927가구)보다 3.0% 늘어 증가폭은 크지 않았으나, 여전히 전국 미분양 물량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는 1만328가구로 지난 11월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수도권 전체 미분양 물량(1만31가구)보다 많다. 그밖에 경북(29.2%)과 대전(19.7%), 부산(18.3%)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준공 후 미분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3.7%(392가구) 증가한 1만857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1만가구를 넘긴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의 80%는 지방에 몰려있다.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1212가구), 경남(1116가구), 제주(1059가구), 대구(1044가구) 순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이 있다. 시행사는 주택을 분양해 받은 돈으로 금융권에서 집을 짓기 위해 받은 PF대출을 상환하지만, 준공이 다 끝나 사용승인을 받은 후에도 분양이 되지 않으면 이 대출을 갚기 어려워진다. 이에 정부는 ‘1·10 대책’을 통해 향후 2년간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수하면 세제 산정에서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국토부 제공

지난해는 부동산 주요 지표도 모두 부진했다. 지난해 1~12월까지 주택 인허가는 38만8891가구로 전년보다 25.5% 감소했고, 주택 착공은 20만9351가구로 45.4% 급감했다. 분양도 19만2425가구로 전년보다 33.1% 줄었고, 준공 역시 31만6415가구에 그쳐 23.5% 감소했다. 경기 선행지표(인허가)와 동행지표(착공), 후행지표(준공)가 동시에 꺾인 것이다.

거래량은 소폭 늘어났지만 평년 대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8036건으로 전월보다 16.2% 줄었다. ‘거래 절벽’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12월(2만9000건)보다는 높지만, 2019년 12월(11만8000건)과 2020년 12월(14만건) 거래량에는 한참 못 미친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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