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분양가에…그나마 줄던 미분양 10개월 만에 다시 ‘증가’
미분양 6만2489가구...전월比 7.9%↑
준공 후 미분양도 3개월째 1만가구 넘어
꾸준히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 수가 10개월 만에 다시 증가하며 6만가구를 넘어섰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도 석 달 연속으로 1만가구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민간 주택 분양가도 고공행진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4564가구)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월 7만5000여가구로 정점을 찍었다가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분양이 해소됐다기 보다는 새로 분양하는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그러다 9월을 기점으로 신규 분양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미분양 물량도 덩달아 증가하기 시작했다. 늘어난 물량의 3분의 2 이상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31가구로 전월보다 43.3% 증가한 반면, 지방 미분양은 5만2458가구로 전월보다 3% 증가하는데 그쳤다. 12월 인천 미분양은 3270가구로 전월(1298가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방 미분양은 5만2458가구로 전월(5만927가구)보다 3.0% 늘어 증가폭은 크지 않았으나, 여전히 전국 미분양 물량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는 1만328가구로 지난 11월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수도권 전체 미분양 물량(1만31가구)보다 많다. 그밖에 경북(29.2%)과 대전(19.7%), 부산(18.3%)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준공 후 미분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3.7%(392가구) 증가한 1만857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1만가구를 넘긴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의 80%는 지방에 몰려있다.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1212가구), 경남(1116가구), 제주(1059가구), 대구(1044가구) 순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이 있다. 시행사는 주택을 분양해 받은 돈으로 금융권에서 집을 짓기 위해 받은 PF대출을 상환하지만, 준공이 다 끝나 사용승인을 받은 후에도 분양이 되지 않으면 이 대출을 갚기 어려워진다. 이에 정부는 ‘1·10 대책’을 통해 향후 2년간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수하면 세제 산정에서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는 부동산 주요 지표도 모두 부진했다. 지난해 1~12월까지 주택 인허가는 38만8891가구로 전년보다 25.5% 감소했고, 주택 착공은 20만9351가구로 45.4% 급감했다. 분양도 19만2425가구로 전년보다 33.1% 줄었고, 준공 역시 31만6415가구에 그쳐 23.5% 감소했다. 경기 선행지표(인허가)와 동행지표(착공), 후행지표(준공)가 동시에 꺾인 것이다.
거래량은 소폭 늘어났지만 평년 대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8036건으로 전월보다 16.2% 줄었다. ‘거래 절벽’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12월(2만9000건)보다는 높지만, 2019년 12월(11만8000건)과 2020년 12월(14만건) 거래량에는 한참 못 미친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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