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해안서 길이 7.4m 밍크고래 사체 발견…"폐사 원인 밝혀야"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지난 25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고봉포 인근 해안에서 발견된 길이 7.4m의 밍크고래 사체. (사진=인천녹색연합 제공) 2024.0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밍크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폐사 원인에 대한 분석과 함께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포유류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마련을 촉구했다.

30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25일 낮 12시49분께 인천 옹진군 백령도 고봉포 인근 해안에서 길이 7.4m의 밍크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어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불법포획으로 인한 폐사는 아닌 것으로 보고 밍크고래의 사체를 백령면사무소로 인계했다.

관할 지자체는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에 따라 고래 사체를 육상으로 옮겨 해양폐기물 적치장에 매립하고, 고래의 유전자 분석을 위해 시료를 채취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보냈다.

다만, 환경단체는 백령도 현지 내에서 해양포유동물의 부검 등을 진행할 인력과 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밍크고래의 정확한 폐사 원인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해양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고래에 대한 인식개선 등 보호 정책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특히, 좌초 및 혼획 등으로 발견된 고래류에 대한 부검 및 검사 등을 통해 폐사 원인을 확인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래 뱃속의 해양쓰레기 여부, 중금속 축적 및 연안 오염 정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해양 동물에 미치는 영향 여부 등 폐사 원인에 대한 파악과 분석 등을 통해 고래류의 보호 및 해양생태계 보호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래, 물범 등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해양포유류를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해양포유류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지난 25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고봉포 인근 해안에서 발견된 길이 7.4m의 밍크고래 사체. (사진=인천녹색연합 제공) 2024.0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밍크고래는 대형고래류인 수염고래 중에서 가장 작은 체구이며, 길이가 약 8.8m, 몸무게 최대 약 14t정도다. 가슴지느러미에 하얀색 띠가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연중 전 해역에서 출현하는 종으로, 동해 연안에 약 1100마리, 서해연안에 약 16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밍크고래는 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적인 고래잡이가 금지된 대형 고래류로 보호 대상이지만 국내에서는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있지 않다. 이에 혼획 시 유통 판매가 되면서 혼획을 가장한 불법 포획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대형 고래다.

현행법상 해양포유동물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할 경우 수산업법과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불법 포획된 고래를 소지·유통·가공·보관 또는 판매하면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혼획된 고래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고래류가 아닌 경우에 한정해 위판이 가능하고, 좌초, 표류된 고래류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연구용·교육용으로 요청한 경우 외에는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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