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레전드 출신' GK, 김승규 대체자로 이적 불발..."높은 요구로 영입 힘들다" 무적 신분 이어가나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다비드 데 헤아의 사우디 프로리그 이적이 무산됐다.
사우디 현지 언론들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일제히 "데 헤아의 높은 요구로 알 샤밥의 영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사우디 프로리그 내 골키퍼 영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사우디 프로리그 알 샤밥은 비상이 걸렸다.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김승규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승규는 지난 시즌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을 떠나 사우디 프로리그 알 샤밥으로 이적했다. 무려 30경기에 출전하며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에도 김승규는 사우디 프로리그 19경기, 아랍 클럽 챔피언스컵 5경기 등 총 24경기에 출전하는 등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2023' 한국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김승규는 2차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서 훈련을 받는 도중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최소 6개월 이상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알 샤밥은 김승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자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무적 신분인 데 헤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데 헤아는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 맨유에 입단했다. 이후 12년 동안 맨유에서 주전 골키퍼를 맡았다. 지난 시즌까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유산으로 활약했다.
우선 데 헤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어마무시한 반사신경과 민첩성에 동체시력을 바탕으로 하는 선방력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의 탄력과 유연성이 상당히 좋아 세이빙 자세가 상당히 탄력적이다. 다른 골키퍼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은 발을 이용한 풋 세이브다.
가장 뛰어난 선방 능력을 보인 시즌은 2017-2018시즌이었다. 데 헤아는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FIFPro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고,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폼이 떨어졌다.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에게 필요한 빌드업 능력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엄청난 선방 능력까지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2019년 데 헤아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신뢰를 보냈다.
지난 시즌에도 맨유의 넘버원 골키퍼는 데 헤아였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마틴 두브라브카, 잭 버틀랜드 골키퍼를 임대 영입했지만, 데 헤아에게 주전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맨유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 FA컵 준우승, 카라바오컵 우승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데 헤아는 시즌이 끝나고 맨유를 떠났다. 2019년 재계약 당시 맨유는 1년 연장 옵션을 넣었지만, 이 옵션을 발동시키지 않았다. 맨유는 오히려 안드레 오나나를 영입했고, 데 헤아는 제대로 된 고별식도 치르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맨유를 떠난 뒤 소속팀을 찾지 못한 데 헤아는 약 7개월 정도 무적 신분을 이어갔다. 올 시즌 도중 뉴캐슬 유나이티드 주전 골키퍼 닉 포프가 부상을 당하며 데 헤아를 영입할 것이라는 이적설도 있었지만, 뉴캐슬 에디 하우 감독은 마틴 두브라브카에게 기회를 줬다.
데 헤아에게 알 샤밥이 영입 제안을 건네며 마침내 팀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이적은 불발됐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높은 주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데 헤아는 맨유 시절 주당 37만 5000파운드(약 6억 2000만원)를 받았다.
결국 데 헤아는 무적 신분을 이어가게 됐다. 1월 이적시장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데 헤아가 유럽에서 계속 뛰려면 적어도 31일까지 팀을 찾아야 한다. 과연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 데 헤아가 소속팀을 찾으며 무적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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