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부동산 PF 성과보수 위규 사례 여러건”

“최소 이연기간·이연비율 준수하지 않아…엄중 조치”
17개 증권사 부동산PF 성과보수 지급 실태 점검 결과

<금융감독원 제공>

#A증권사는 임직원별 성과보수가 1억~2억5000만원인 경우 당해연도에 1억원을 지급하고, 잔액은 1년~3년간 이연지급했다. 연도별 5000만원씩 지급하다 마지막 연도에 나머지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A증권사는 최소 이연지급 기간(3년)과 비율(40%) 등을 위반했다. 성과보수를 2년 동안만 이연하고, 이연비율은 37.5%로 최소 비율도 지키지 않았다. 첫해 지급하는 성과보수 금액(5000만원)이 이연기간 중 연평균 금액인 4000만원을 초과하기도 했다.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성과 보수가 위법하게 지급된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부터 17개 증권사의 부동산PF 성과 보수 지급 실태를 서면 검사한 결과 위규사항이 여러 건 발견됐다고 30일 전했다.

금감원의 검사는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한 과정에서 임직원에 지급된 거액의 성과급에 초점을 뒀다. 단기실적에 치중하는 성과보수 지급 관행이 부동산 PF 등 고위험·고수익 분야 쏠림을 야기하면서 위규 사례를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증권사 혹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증권사는 임원·금융투자 업무 담당자에 대해 3년 이상 성과급을 이연 지급해야 한다. 성과급의 40% 이상을 이연해야 하고, 첫해 지급액은 기간별 균등 배분액을 초과하면 안 된다.

사례의 A증권사의 경우 임직원별 성과보수가 1억∼2억5000만원인 경우 첫해 1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1년∼3년간 연도별 5000만원씩 이연 지급했다. 예를들어 성과급이 1억6000만원이면 1억원을 당해 지급하고, 1차 연도에 5000만원, 2차 연도에 1000만원을 지급, 지배구조법상 최소 이연기관과 비율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A증권사가 잘못된 기준으로 지급한 성과금액은 95억원에 달한다.

증권사가 부동산 PF 임직원에게 성과보수를 이연 지급하지 않고 전액 일시에 지급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PF 임직원은 성과급을 이연 지급 받아야하는 대상자다. 대부분 증권사는 부동산 PF 담당직원의 성과보수 총액이 1억원 등 일정금액 미만일 경우 이연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B증권사는 지급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상당수 직원(이연지급대상 직원의 18%)에게 성과보수 13억원을 전액 일시에 지급했다. C증권사는 계약직 부동산 PF 담당 직원(이연지급대상 직원의 43%)에 대해 성과보수 20억원을 전액 일시에 지급했다. D증권사는 부동산 PF담당 임원에 대해서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성과보수 3억원을 일시에 지급했다. E증권사는 성과보수를 부동산 PF 담당 각 본부 단위로만 구분해 이연 지급했고, 개별 임직원별로 이연 지급되는 성과보수가 구분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 확인된 위규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앞으로 성과보수의 이연·환수·공시 등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해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