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광 시진핑 ‘축구굴기’ 꿈꿨지만…최약체 대표팀에 선발비리까지

최현준 기자 2024. 1. 30. 13: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축구협회의 전 회장이 150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30일 신화통신 등 보도를 보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중국 축구협회의 천쉬위안(68) 전 회장, 위훙천 전 회장, 천융량 전 상무부비서장(사무부총장) 등 5명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 가운데 중국 축구팬들을 가장 분노하게 만든 문제는 프로팀 우한 줘얼의 리톄 전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발탁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만위안(3억7천만원)을 받은 것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축구협회 전 회장 13년간 150억원 뇌물 들통
돈 받고 대표팀 감독 임명…감독은 보은 선발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타지키스탄과 경기에서 후반 36분 주천제(중국)의 헤더가 비디오 판독 결과 무효 처리되자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축구협회의 전 회장이 150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아시안컵 예선 탈락과 팬들의 외면 등으로 중국 축구가 최악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 축협 수뇌부의 비리마저 낱낱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30일 신화통신 등 보도를 보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중국 축구협회의 천쉬위안(68) 전 회장, 위훙천 전 회장, 천융량 전 상무부비서장(사무부총장) 등 5명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2019년부터 축구협회장을 맡은 천 전 회장은 전날 후베이성 황스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자신이 총 8103만위안(약 15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상하이 국제항무그룹 총재를 맡던 2010년부터 중국 축구협회장을 맡던 지난해까지 약 13년간 저지른 비리가 총 망라됐다. 이 가운데 중국 축구팬들을 가장 분노하게 만든 문제는 프로팀 우한 줘얼의 리톄 전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발탁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만위안(3억7천만원)을 받은 것이었다.

리 전 감독은 2022년 11월 비리 혐의가 포착돼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 축구계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됐다.

이달 초 방송된 중국 축구계의 비리를 다룬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다큐멘터리에 비리 혐의를 받는 축구계 주요 인사들이 나열돼 있다. CCTV 화면 갈무리

이에 앞서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달 초부터 중국 내 부정·부패 관련 다큐멘터리를 4부작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마지막편이 중국 축구계에 광범위하게 퍼진 비리였다. 리 전 감독은 이 다큐에 직접 출연해 “축구계에서 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보면 불법적인 범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을 보면, 리 전 감독은 우한 줘얼 감독 시절 국가대표 감독이 되면 구단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구단은 천 전 회장에게 그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 달라며 200만위안을 줬다. 리 전 감독은 실제 국가대표 감독이 됐고, 이후 우한 줘얼 소속 선수 4명을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대표팀 선발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리 전 감독은 다른 프로팀인 화샤 싱푸의 지휘봉을 잡던 시절 8연승을 하면서 팀을 리그 6위에서 우승으로 이끌었다. 중국 당국은 리 전 감독이 이때도 경쟁팀 감독 등에게 거액의 금품을 주고 승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이 진행한 ‘축구굴기’를 통해 상당한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아시안컵에서 2무1패로 예선 탈락하는 등 성적이 매우 좋지 않다. 이 대회는 애초 중국이 개최권을 가졌지만 포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들었지만 대표팀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아 일부러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왔다. 중국 축구팬들은 중국 축구계에 퍼진 비리를 성적 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