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건물주 살해’ 지적장애인 피의자 혐의 인정…“공범이 시켰다” 주장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주차관리원 김모씨(33)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공범인 모텔업주 조모씨(44)가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는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 “다만 피고인 조모씨의 교사에 의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것이 요지”라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재판 내내 ‘조씨가 범행을 사주했다’며 재판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을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김씨는 “시켜서 한 것도 제 잘못이 있지만, 조씨가 시켰다”면서 “억울하다”고 했다. 또 “제출한 반성문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김씨는 앞서 신청한 국민참여재판 취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발달장애인인 김씨가 국민참여재판의 의미를 잘 몰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서울특별시발달장애인지원센터 소속 신뢰관계인의 재판 동석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재판 중 어려운 상황이 생길 것에 대비해 신뢰관계인을 통해 진정할 수 있도록 대동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평소 피해자와 재개발 문제로 갈등했던 모텔업주 조씨의 사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발달장애인인 김씨는 2019년부터 조씨로부터 임금착취 및 심리적 지배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이 2차 공판기일은 다음달 27일 열린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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