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0년 모은 돈인데…" 탄원서 들고 모인 ELS가입자들

강한빛 기자 2024. 1. 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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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A씨의 말에 그의 양옆에 앉은 또 다른 피해자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관계자 B씨는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보낸 탄원서를 쌓으면 허리춤까지 온다"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은행을 신뢰한 피해자들은 정기적금 대체 상품수준으로 알고 ELS에 가입했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부 그리고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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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소통관 로비에 홍콩ELS 피해자 모임 가입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보낼 탄원서가 놓여 있다./사진=강한빛 기자
"40년 직장 생활하면서 차곡차곡 모은 돈이에요. 어느 해엔 500만원, 그 다음 해는 800만원 이렇게요. 이젠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눈앞이 캄캄해요. 누구한테 말하기도 부끄럽고요"

가입자 A씨의 말에 그의 양옆에 앉은 또 다른 피해자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로비 곳곳에선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피해자 모임' 가입자 150여명은 탄원서를 들고 한자리에 모였다.

피해자 모임 관계자말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4000여명의 모임 가입자 절반 가량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관계자 B씨는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보낸 탄원서를 쌓으면 허리춤까지 온다"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무소속·비례대표) 의원은 'ELS 피해자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번 홍콩ELS 사태는 은행 직원들이 상품 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도 하지 못한 채 상품을 판매하며 발생했다"며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ELS는 금융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설명을 자세히 받아야 알 수 있는 구조'라고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은행을 신뢰한 피해자들은 정기적금 대체 상품수준으로 알고 ELS에 가입했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부 그리고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양정숙 의원과 홍콩지수ELS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사진=강한빛 기자
길성주 홍콩H지수 연계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은 "판매자는 금융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설명해야 한다고 법에 명기돼 있지만 은행에서 실시했던 빠른 속도의 기계음에 의한 설명은 금융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방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은행 직원이 면담과 질문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지만 설문지나 태블릿PC를 활용한 자기 기입방식으로 소비자특성을 파악하고 있어 고객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ELS와 관련해 제도개선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개인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이) 3년여 지난 시점에서 금융투자 상품을 어떻게 분류할지 어떤 창구를 통해 판매할지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설명해야 할지 이번 기회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주현 위원장은 ELS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 있냐는 김한규(더불어민주당·제주 제주시을) 의원의 질의에 "금감원 검사 중인데 검사 결과를 분석한 뒤에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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