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첫 풀타임, 그리고 다시 그려보는 가을야구…롯데 나균안 “포수와 투수로 가을야구 출전하면 기록 아닐까요?”[스경X인터뷰]
몇 년 사이에 이렇게까지 많은 변화를 겪은 선수가 있을까.
포수로 2017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나균안(26·롯데)은 불의의 부상으로 투수로 전향을 했다. 2021년 투수로 1군 전력에 복귀했다가 지난 시즌에는 선발 투수로 투수진의 한 자리를 꿰찼다. 데뷔 후 7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이제는 선발 투수 나균안으로서 계속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기록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 1.34를 기록하며 롯데의 선두 돌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낀 탓인지 꾸준한 피칭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기는 16경기 6승3패 평균자책 3.23을 기록했지만 후반기는 7경기에서 무승5패 평균자책 5.17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21일부터 일찌감치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 떠난 나균안은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나균안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시즌을 끝내고 마무리캠프를 하는 동안 좀 쉬었다. 거의 11월은 다 쉬었던 것 같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이 쉬면서 회복도 했다. 오래 쉬니까 느낌이 이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다. 투수로 전향해 선발로 한 시즌을 소화한 첫 해인 데다 9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했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하면서 시즌을 돌이켜봤다. 나균안은 “시즌 초반에는 내가 하는게 다 잘 됐다. 운도 따랐고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넘쳤다. 승리를 떠나서 어떻게 하든 잘 됐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6월 중순까지는 괜찮았는데 조금씩 페이스가 떨어지더라”며 “그렇게 하다보니 초반에 좋았던 매커니즘이나 공에 대한 움직임이 안 나오더라. 생각대로 결과가 안 나오다보니까 안 맞으려고 포크볼의 구사 빈도도 많아지고 타자와의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보니 주자도 많이 쌓이더라”고 자평했다.
이렇다보니 스스로에게 준 점수는 많지 않았다. 나균안은 “내 점수는 30점”이라고 했다. 7월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온전히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그는 “매 시즌 풀타임으로 뛴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몸 관리를 못한게 아쉽다”고 했다.
무엇보다 체력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다. 그는 “다른 선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던지고 로테이션을 안 거르는 걸 보면 다르다라는 걸 느꼈다”라며 “6승 거둔 후 안 좋았던 것도 체력적인 영향이 없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면서 좀 많이 느꼈다”고 했다.
특히 2살 후배인 원태인(삼성)에게서 조언을 들었다. 나균안은 “리그에서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선발로 던지고 난 뒤의 루틴에 대해 어떻게 하는건지 부탁해서 많이 물어봤다. 그걸 들으면서 내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돌이켜봤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 승수인 6승(8패)를 거둔 나균안은 10승 달성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의 가을야구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나균안은 롯데의 가장 최근 가을야구 진출 해인 2017년 포스트시즌을 치른 몇 안되는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당시의 나균안은 포수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이제는 투수로서 다시 가을야구를 바라본다.
나균안은 “신인 때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겪었다”라며 “사직구장에서 가을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다르다. 그 분위기를 봤고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왜 포스트시즌을 가야되는지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매년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투수로서 가을야구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나균안은 “상상을 많이 해봤다. 첫 가을야구할 때에는 백업 포수였기 때문에 이번에 투수로 가면 색다를 것 같다. 아마도 기록을 세우지 않을까. 그때 경험하지 못한 분위기를 새롭게 느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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