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캣맘 금지법’ 추진…길고양이 증가로 토착생물 멸종 위기

현지용 2024. 1. 3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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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하와이가 길고양이 증가로 토착 생물이 멸종 위기에 접어들면서 길고양이에게 지속해서 먹이를 주는 '캣맘'에 대해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 하와이 빅아일랜드 쇼핑센터 인근에서는 길고양이 먹이 제공 금지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해당 법안에는 길고양이로 인한 하와이 야생동물 멸종 위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람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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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퀸스 마켓플레이스 쇼핑센터 인근 길고양이들이 사람이 설치한 먹이통 및 쉼터에서 쉬는 모습. 쉼터 지붕에는 ‘사유재산’이라 써있다. 하와이 정부 캡처
 
미국 하와이가 길고양이 증가로 토착 생물이 멸종 위기에 접어들면서 길고양이에게 지속해서 먹이를 주는 ‘캣맘’에 대해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 하와이 빅아일랜드 쇼핑센터 인근에서는 길고양이 먹이 제공 금지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해당 법안에는 길고양이로 인한 하와이 야생동물 멸종 위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람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와이 주 정부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하와이 주요 섬 8개 모두에 개체군을 형성하고 토종 야생동물 등 토착 생물을 위협하는 생태학적 파괴 종으로 지정돼있다.

하와이 정부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길고양이는 사냥 및 포식 본능을 가진 동물로서 하와이 토종 야생동물을 사냥·멸종시키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지상과 담수 및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고 인간 및 조류, 포유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기생충 톡소포자충을 전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땅굴에 들어가 하와이 바닷새 등 야생조류를 사냥한 길고양이. 복스 캡처
 
톡소포자충은 고양이의 대변으로 감염성 알을 자연에 배출하는 기생충이다. 특히 사람, 특히 임산부 등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이 감염되기 쉽다.

길고양이로 하와이 생태계에서 멸종 위험에 놓인 토착 생물은 하와이 제비, 하와이 오리, 하와이 장다리물떼새 등이다.

이들은 미 연방 및 하와이 주가 지정한 멸종 위기 새들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국제자연보전연맹은 길고양이를 ‘가장 유해한 침입종’으로 분류하고 ‘하와이 섬의 멸종 위기 조류, 포유류, 파충류 33종을 멸종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고려해 하와이 정부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자에 대한 처벌을 추진해오고 있다.

하와이 정부는 이달 길고양이 먹이 금지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 2명에게 시위 당시 고양이 먹이 그릇을 바닥에 놓았단 이유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하와이 주 야생생물학자 레이몬드 맥과이어는 “우리는 모든 동물을 사랑하지만, 무엇보다도 토착종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하와이 마우이 섬에 있는 길고양이 집단 서식지. 워싱턴포스트 캡처
 
반면 길고양이 옹호자들은 “하와이섬 내 길고양이 서식지에서 고양이에게 지속해서 먹이를 공급해야 한다”며 “고양이의 생명을 다른 동물보다 우선시한다”고 생태학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하와이 정부와 길고양이 옹호론자들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2월 하와이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하와이 섬 내 길고양이 서식지를 제거하고 하와이 지역 전체 길고양이 개체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법안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동물권 단체 등 길고양이 옹호 여론에 밀려 해당 법안은 하와이 의회 하원 농업위원회에서 부결됐다.

동물권 단체들은 길고양이 개체 수 감소를 위해 독성 미끼를 지급하는 법안은 동물 학대라 반대했다.

대신 이를 위한 대체 방안으로 덫을 통한 포획 및 타 지역으로의 반출, 중성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20년 야생조류 촬영 유튜버가 고양이에 의한 생태계 교란 및 캣맘 문제를 지적하는 영상을 게재해 사회적 논란이 벌어진 ‘새덕후-캣맘·동물단체 분쟁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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