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유족 "'불출석 패소' 권경애 연락 안 와…분통 터져"

▲ 작년 6월 입장 밝히던 중 눈물 흘리는 피해자 어머니

학교폭력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불출석해 패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피해자 유족이 "권 변호사가 작년 4월 이후 연락이 오질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숨진 박 모 양의 어머니 이 모 씨는 오늘(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권 변호사가 잘못을 인정하지도, 정중하게 사과하지도 않아 분통이 터진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씨는 "작년 4월 권 변호사에 대한 기사들이 나온 후 그가 '건강을 추스르고 나서 찾아뵙겠다'라고 했는데 아직도 연락해오질 않는다"라며 "이 재판에도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는데 대리인 측은 '기자들이 많아서 오기 힘들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변호사가 잘못을 시인한 것은 맞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씨는 "자신이 재판에 불출석한 사실에 대한 얘기일 뿐, 7년간 학교폭력 소송에 참여하며 증인을 제때 신청하지 않는 등 재판을 망가뜨린 일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또 양측 간 합의가 안 돼 법원이 직권으로 내린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권 변호사는 이 사건이 빨리 끝나 잊히길 바라지만, 나로선 그럴 방법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 측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기로 하고 오는 3월 12일을 다음 변론을 열기로 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민사 소송을 대리했습니다.

이 씨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선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에 세 차례 나가지 않아 2022년 11월 패했습니다.

그런데 권 변호사가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이 제때 대법원에 상고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그는 이 기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 관련 글을 꾸준히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태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이 씨는 작년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같은 법인 변호사 2명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소송을 조정에 회부했으나 당사자 합의를 통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 절차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판사가 내린 강제조정 결정을 이 씨가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이 이어졌습니다.

권 변호사는 이 일로 작년 6월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 징계를 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