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 허명행 감독 "마동석 액션 대체할 배우 없어, 유연함 닮고파"[인터뷰]②
허명행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 ‘황야’의 공개를 기념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6일 공개된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국내 주요 영화들의 무술감독으로 명성이 자자한 허명행 감독이 처음 연출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마동석이 주연과 제작을 겸했으며, 이희준, 이준영, 노정의, 안지혜, 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황야’는 지난 29일 37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넷플릭스 영화 글로벌 1위(28일 기록 기준)에 등극했다. 30일 오전 현재까지 ‘황야’는 정상을 유지 중이다.
허명행 감독은 오랜 기간 무술감독으로 활동해온 전문가로서 액션 장르에서 마동석이 지닌 존재감은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허명행 감독과 마동석의 인연은 20년에 달할 만큼 끈끈하다. 허명행 감독은 무술감독이 되기 전 마동석의 스턴트 대역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후 ‘범죄도시’ 시리즈 등 마동석이 출연한 주요 작품들의 무술감독으로 오랜 기간 꾸준히 합을 마주첬다.
그는 “마동석 배우를 제외하고 액션을 많이 했던 배우들을 이야기 하자면, 오로지 피지컬의 관점에서 키가 훤칠하고 몸이 잘 빠진 배우들이 많다”며 “그분들이 하는 액션은 멋지고, 잘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마동석 배우의 액션을 대체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 (체형이 비슷한) 제가 배우로 전향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아마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동석가 가까이 호흡하며 배울 점도 많았다고. 허 감독은 “제가 어린 시절 스턴트로 시작해 자연스레 마동석 형과 친해질 수 있었다”며 “피지컬로 보면 저와 마동석 형이 같은 부류로 보일 수 있겠지만 마동석 형이 사실은 굉장히 (몸이) 유연하다. 성격도 유연하시다. 외적으로는 강해보이고 무서워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 동생들에게도 되게 따뜻하게 대해주신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 액션의 원조이자 대가로 불리는 정두홍 무술감독과 류승완 감독이 ‘짝패’에서 액션 연기 합을 맞췄던 것처럼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의 액션 연기 투샷ㅤㅇㅡㄺ 볼 기회는 없을까. 허명행 감독은 단호히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단 (우리 둘 다 몸집이 커서) 투샷을 잡는 것부터 어려울 것”이란 너스레로 웃음을 자아낸 뒤 “언제 한 번 제가 엑스레이를 찍은 적이 있는데 몸의 면적이 넓어서 엑스레이 찍는 장치에 몸이 다 안 들어가더라. 그래서 가로로 놓고 엑스레이를 찍은 적이 있다. 의료진 분에게 ‘이렇게 엑스레이를 찍는 사람이 또 있냐’ 물어보니 있는데 그게 마동석 형이라더라”는 위트있는 답변으로 포복절도케 했다.
가까운 시기 마동석과 함께 차기작으로 선보일 자신의 두 번째 영화 ‘범죄도시4’에 대한 귀띔도 이어졌다. 허 감독은 “너무 기대는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겸손을 드러내면서도, “장르로는 ‘황야’와 ‘범죄도시4’가 같은 액션이지만 마동석 배우가 다시 괴물형사 ‘마석도’로 돌아와 액션을 하는 것이니 다르게 보일 것이다. 또 같은 마석도라도 마동석 배우의 보지 못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천만 타이틀을 획득한 ‘범죄도시2’, ‘범죄도시3’의 아성에 부담은 없을까. 이에 대해 허명행 감독은 “그렇지 않다. 굳이 부담이 있다면 작품 면에서 ‘기시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솔직히 좀 있었다”면서도 “개봉 스코어는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그런 면의 생각은 잘 없다. 마석도가 갖고 있는 캐릭터 안에서 나름의 변주를 주고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적”이라고 털어놨다.
‘황야’를 통해 첫 영화를 연출하면서, 무술감독 대 배우 겸 제작자로 마동석과 호흡했던 과거와 다른 새로운 지점도 있었다고 전했다. 허 감독은 “이미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작품들을 함께 했기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예전엔 액션 위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눴다면 이번엔 전반적인 작품 상황에 대해 넓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마동석 형의 유연함을 배우고 싶다”며 “저는 무술감독을 오래했고 이 업계가 힘든 일이다보니 후배들에게 무서운 선배같은 이미지가 남아있는데 그런 면에서 상황을 유연히 풀어나가는 마동석 형의 모습을 보며 닮고 싶은 적이 많았다. 체형 같은 경우는 이제 형을 그만 닮고 싶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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