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해일 2미터의 악몽? 노토반도 강진 순간 한반도에 벌어진 일

김민철 2024. 1. 3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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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4년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 강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사망자만 2백 명이 넘고 주택 수 만 채가 무너졌지만, 본격적인 복구는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지진 해일이 우리나라 동해안까지 밀려온 만큼 그저 남의 나라 소식으로 들을 게 아니라 우리 당국도 재난 대비에 미비점은 없는지 잘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김민철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일본은 지진이 잦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대비를 해 왔지만, 이렇게, 규모 7.6에 이르는 강진 앞에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현재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는데, 아직도 피해 규모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확인된 사망자 238명에, '연락 두절' 주민도 19명입니다.

피해액은 잠정 추산으로 이시카와 현 등 인접 3개 현의 주택과 공장, 도로 등 파손 피해액이 1조 엔에서 많게는 2조 6천억엔, 우리 돈으로 23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다만, 이건 잠정치에 불과하고, 집계는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기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액이 16조엔,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은 4조 6천억 엔으로 추산된 바 있는데요.

동일본 대지진 이래 세번째로 큰 피해 규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큰 지진이 예고도 없이 닥치니, 집이고 건물이고 도로까지 다 마비됐는데, 복구 작업은 좀 진척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주택 붕괴를 보면요.

현재까지 완전 붕괴나 파손된 주택 수가 3만 채를 넘었고요.

사망자가 238명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 꼴로, 즉 거의 대부분이 주택 붕괴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곳 집들이 주로 오래된 목조주택이 많다 보니, 이렇게 강한 지진에 예상보다 많이 무너진 겁니다.

도로도 심각합니다.

지진이 난 노토반도를 둘러싸는 일주 도로가 국도 249호선인데, 곳곳이 갈라지고 산사태에다 터널 붕괴 등으로 모두 16개 구간에 통행이 금지됐습니다.

이걸 다 복구하려면 수 년이 걸릴 것이다, 이렇게 일본 국토교통상이 밝혔고요.

피해 지역에 접근할 수 있어야 복구 작업이 원활할 텐데 도로가 끊어져 있으니, 복구가 더욱 더딘 상황입니다.

[앵커]

단수 문제도 심각하다고요?

일단 물이 있어야 사람이 생활을 할 수 있을텐데요.

[기자]

아직도 이시카와현 내 4만 가구 정도가 수도 공급이 안 되고 있고요.

강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지면이 함몰되면서 수도관이 광범위하게 파손됐는데요.

특히 이시카와현에는 지진에 잘 견디도록 내진관을 설치해놓은 곳도 많은데 이마저도 상당수 파손됐다고 합니다.

지진 흔들림이 가장 컸던 와지마시 등 4개 지역은 3월 말까지, 일부 지역은 4월 이후에나 수도 공급이 정상화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지진이 나면 붕괴 위험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가고 대피소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이번 지진은 더 크니까, 대피소에 지내고 있는 이재민이 많겠군요?

[기자]

일본 NHK방송은 한 달째 거의 매일 톱뉴스가 노토반도 지진 이재민 관련 소식입니다.

특히, 집이 다 무너져서 돌아갈 곳이 없어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 약 만 4천여 명에 관한 소식과, 이들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구호단체 상황을 매일 전하고 있습니다.

또, 이 임시 대피소에서 한 달이 되어 생활 여건이 열악해지다 보니, 호텔이나 여관 등 안전한 지역으로 다시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이른바 '2차 피난'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당시 우리 나라 동해안에까지 해일이 몰려왔는데 우리는 별 피해는 없었나요?

[기자]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없었습니다.

노토반도 지진에 의한 해일이 약 두 시간 뒤에 우리 동해안에 도달했는데요.

다행히도 극히 일부 관측지점을 제외하고는 최대 높이가 1미터 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초 예측보다 수위가 높은 곳이 있었던데다, 과거 1993년에는 역시 일본 해역에서 발생한 비슷한 규모의 지진으로 이런 지진해일이 2미터가 넘는, 사람 키보다 더 높은 해일이 강원도 동해와 속초쪽으로 밀려 와 피해를 낸 적도 있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앵커]

바다에서 난 지진은 항상 해일을 동반하나요? 아니면 특이한 경우라고 봐야하나요?

[기자]

바다에서 난 지진이 적어도 규모 6.0이상으로 강하면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지진해일에 대한 우리의 대비태세는?

[기자]

특히, 그동안 각 지자체가 지진 훈련은 많이 했는데, 지진해일 대피훈련은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또, 동네 주민들이 지진해일이 와도 정작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 해일을 계기로 각 지자체나 재난 당국이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비록 일본에서 난 지진이지만, 이렇게 대형 재난이 났을 때 무엇이 중요한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도 클 텐데요?

[기자]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정확, 신속히 알리고 대응하는 일은 당연히 정부나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이니까 노력해야겠죠.

그런데 일본의 경우 이재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상황을 매일 전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도움이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보면, 지난해 재난안전법을 개정해서 국가나 지자체는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여 특히,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기본적 의무라고 명시했습니다.

재난 예방과 대비, 대응과 복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재민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국가와 지자체가 잘 살피라는 뜻으로 풀이되는데요.

일본 정부와 지자체들의 이재민들을 위한 복구 조치가 하나의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철 해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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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km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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