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병원 옆 · 역세권에 '반값 임대'…'어르신 안심주택' 공급
서울시가 고령자를 위한 새 임대주택 공급 모델인 '어르신 안심주택'을 도입해 주변 시세의 30∼85%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합니다.
19∼39세에게 공급하는 '청년 안심주택'처럼 고령층에 저렴한 주거를 제공하고 사업자에는 파격적 혜택을 주는 정책입니다.
국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인 '초고령 사회' 진입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년기 가장 무거운 경제 부담인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한 특단 대책입니다.
시는 어르신 안심주택 공급을 위해 다음 달부터 대상지를 모집한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4월부터 본격 행정절차에 들어가 2027년 첫 입주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입니다.
시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인구·가구 구조 등 변화를 고려한 새로운 유형의 주택 공급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어르신 안심주택을 준비해왔습니다.
우선 '65세 이상 무주택 어르신 1인 또는 부부 가구'를 위주로 민간, 공공으로 유형을 나눠 공급합니다.
저렴한 주거비와 고령자 맞춤 주거 환경도 제공합니다.
주거비 부담이 없도록 민간 임대주택 수준(주변 시세의 75∼85% 이하)의 임대료로 공급하고 공용 공간 주차장 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관리비에 반영해 관리비 부담도 덜어줍니다.
공공 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의 30∼50% 수준으로 공급합니다.
민간 임대주택의 경우 최대 6천만 원까지 보증금 무이자 융자도 지원합니다.
다만 어르신 안심주택이라고 해서 어르신 전용으로만 운영되지는 않습니다.
한병용 서울시 주거정책실장은 오늘(30일) 기자 설명회에서 "어르신 주거 비율은 전체 세대 수의 50%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3분의 2 이상으로 하겠다"며 "주거 단지에 어르신들만 다 거주한다고 할 경우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시는 전체 주택 호수의 20%는 분양주택으로 공급합니다.
한 실장은 "특히 어르신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분양주택에 들어와 살면서 어르신을 돌보는 구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입주 조건과 관련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같은 경우 도시 근로자의 소득 기준 70% 이하를 기준으로 해서 모집할 수밖에 없다"며 단계별 소득·자산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로 시 외곽에 조성되던 실버타운·요양시설과 달리 어르신 안심주택은 유동 인구가 많고 병원·소매점 등 편의시설이 충분히 갖춰진 역세권에 조성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역세권 350m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 보건기관과 2·3차 종합병원 인근 350m 이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도록 기준을 세웠습니다.
의료법인의 경우 2차병원 42곳(서울의료원, 은평성모병원 등), 3차병원 14곳(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보건기관 28곳(자치구 보건소) 등 총 84곳이 해당합니다.
한 실장은 "의료법인이 가진 땅 중에 의료시설이 아닌 땅들이 병원 옆에 많이 있다"며 "그런 곳들 몇 군데는 적극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시가 경희의료원이 인접한 동대문구 회기동 일대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총 204호(공공임대 28호·민간임대 136호·분양 40호)가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또 내년까지는 3천 세대가량 사업계획 승인이 날 것으로 시는 전망했습니다.
청년 안심주택에서 나타난 현상인 불법 양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불법 양도 문제는 꾸준히 스크린해서 단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르신 안심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민간 사업자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을 줍니다.
우선 100% 임대(공공·민간)로 공급하는 청년 주택과 달리, 어르신 안심주택은 80%는 임대, 20%는 분양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 안정적 사업성이 확보됩니다.
용도 지역 상향, 용적률·건폐율 완화, 취득세·재산세·종부세 등 세금 감면(분양분 제외) 등 혜택은 청년 안심주택과 같습니다.
또 각종 심의를 통합·간소화해 통합심의위원회 사전자문부터 사업계획 승인까지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했습니다.
용도 지역도 상향해 법적 상한 용적률 최대로 부여합니다.
예컨대 현행 민간 분양 200%인 2종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상한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본 용적률(400%)보다 늘어난 용적률(100%)의 절반은 공공임대로 공급합니다.
또 최근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어려운 사업 여건을 감안해 건설 자금 대출을 최대 240억 원까지 저리로 지원하고 이자 차액도 2% 지원(대출금리 3.5% 이상 시)합니다.
대출 한도액 240억 원을 빌려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자는 최대 연간 이자 4억 8천만 원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시는 다음 달부터 컨설팅 지원과 시범 대상지 모집에 들어갑니다.
3월 안으로 조례·운영 기준 등을 마련하고 4월부터 행정절차에 들어가 이르면 2027년 첫 입주를 추진합니다.
(사진=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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