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된 종이 인감, 디지털 인감으로 전환한다
종이 서류 없이 민원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인감증명서도 전자 파일로 대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경기도 성남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상생의 디지털, 국민 권익 보호’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 총 1500여 개의 행정 서비스 구비 서류를 완전히 디지털화할 예정이고, 도입된 지 110년이 된 인감증명을 디지털 인감으로 대폭 전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이 민원·공공서비스를 신청할 때, 서비스에 필요한 신청인의 정보 중 정부가 보유한 정보는 제출을 요구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구비서류 제로화’를 구현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행정·공공기관 간 데이터를 공유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3년간 1498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관공서 구비서류 없이 신청토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행정안전부는 밝혔다.
먼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100종 민원·공공서비스를 대상으로 오는 4월 제로화 서비스를 제공된다. 난임부부가 시술비를 지원(연간 30만건)받거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이 예방접종비 지원(연간 10만건)을 받을 때 필요한 관공서 발급 서류 각 4종이 모두 사라진다.
올해 말까지는 고용장려금 등 321종 서비스에도 ‘제로화’가 추가 적용된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등이 고용장려금(연간 200만건)을 신청하거나 지자체, 공항 등의 공영주차장 주차료 할인(연간 100만건) 등을 신청할 때 필요한 관공서 발급 서류도 필요 없게 될 예정이다.
1914년부터 본인의사 확인 수단으로 사용돼 온 종이 인감증명서도 디지털화된다. 행안부는 인감증명 요구 사무 중 단순 본인확인 등 필요성이 낮은 사무 2145건을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인감증명서가 필요한 사무에 대해서도 디지털 방식의 인감증명 대체 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관간 정보공유(부동산 등기, 2025년 1월), 간편인증(자동차 온라인 이전등록, 2025년 1월), 인감증명서 정부24 온라인 발급(재산권과 관련성이 낮은 사무, 2024년 9월) 등에 순차 적용된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이 매년 발급하는 민원증명서류는 7억건 이상”이라며 “구비서류 제로화를 통해 이 중에서 30%를 디지털로 대체한다면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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