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예방이냐, 대피 장애물이냐…스크린도어 효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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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철도 역사 내 스크린도어(안전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부산교통공사가 기준 변경 13년 만에 시설 개량에 나섰다.
유사시 안전문을 밀고 탈출할 수 있도록 개폐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현재 부산도시철도에는 수동 개폐가 가능한 안전문과 함께 출입문과 연계되지 않는 고정식 문이 있다.
열차 내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출입문과 연계되지 않는 구간의 안전문이 되레 승객의 탈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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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 “결함·오작동 시 이중 개폐로 승객 위험 가중”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부산도시철도 역사 내 스크린도어(안전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부산교통공사가 기준 변경 13년 만에 시설 개량에 나섰다. 유사시 안전문을 밀고 탈출할 수 있도록 개폐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현재 부산도시철도에는 수동 개폐가 가능한 안전문과 함께 출입문과 연계되지 않는 고정식 문이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모든 안전문이 양쪽에서 열리도록 개선할 계획이지만 80억원의 혈세가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교통공사는 1013억원을 들여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지하철 전 역사에 안전문을 설치했다. 승객의 철로 난입 예방과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 등이 목적이다. 공사는 2004년 12월 개정된 도시철도 건설규칙에 따라 3호선에 처음 설치한 후 점차 확대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안전문 설치 완료 후 역사 내 극단적 선택은 없었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연 10여 건 발생하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는 1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안전문 설치가 완료된 2017년 이후에는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승객의 선로 진입은 막았지만 열차에서 승강장으로의 이동 문제가 불거졌다. 열차 내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출입문과 연계되지 않는 구간의 안전문이 되레 승객의 탈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0년 8월 철도시설 기술기준이 개정되면서 안전문을 개폐 가능한 구조로 개량해야 하는 근거가 생겼다. 이에 2013년 공한수 전 부산시의원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그는 "화재나 정전 등 비상시 안전문이 자동으로 열리지 않을 경우 수동으로 열고 나가야 한다. 오작동이나 기계 고장으로 문이 열리지 않을 때는 이중 개폐장치로 오히려 승객의 안전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부산교통공사 "개량사업, 현재 85% 완료"
이 발언 이후 10여 년이 지난 현재, 부산교통공사는 설치된 안전문을 열차 쪽에서 열 수 있도록 하는 개량사업을 진행 중이다. '뒷북'이라는 여론에 교통공사 관계자는 "그간 예산 등의 문제로 국토부에서 유예기간을 줬다. 안전에 대한 의지로 올해 예산을 투입할 수 있었다"면서 "개량사업 완료 전에 화재 등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비상탈출용 망치를 설치했다"고 했다.
이어 "전체 역사 중 2010년 이후 설치된 곳을 제외한 25곳에 대해 개량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85%를 완료했고 나머지도 올 10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차 출입구가 광고탑이나 기둥에 막힌 지점에 정차하거나 안전문과 거리가 먼 지점에 멈출 경우 개량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평소 부산도시철도로 출퇴근한다는 한 부산 시민은 "유사시 열차 문을 손으로 열고 다시 안전문을 열어야 한다는데 좁은 공간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급하면 망치로 부수라는데, 지금이 청동기 시대냐?"면서 "처음 설치할 때 제대로 했으면 시간과 돈을 아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관련법에 따라 처음 안전문 설치 당시 타당성 용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효성 논란과 관련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역사 안에서 열차가 어떤 지점에 정차해도 객실 출입문 3곳 중 하나는 안전문과 겹치는 구조이므로 밀어서 대피하면 된다"며 "또한 광고물이 포함된 고정문 문제는 광고판 면적을 줄여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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