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급식 운동'의 상징 래시포드, 나이트클럽 파티 일탈로 흔들리는 신뢰

이성필 기자 2024. 1. 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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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구단의 규율을 어겨 거액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연합뉴스/AP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구단의 규율을 어겨 거액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연합뉴스/AP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구단의 규율을 어겨 거액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심 공격수인 마커스 래시포드의 180도 다른 행동이 영국 내에서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래시포드는 지난 24~25일(이하 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파티를 벌였다고 한다. 당시 래시포드는 병가를 낸 상황이었다.

심지어 맨유는 29일 FA컵 4라운드 뉴포트 카운티전을 치렀고 4-2 승리를 거뒀다. 주전을 총동원해 치른 경기에서 겨우 이겨 망신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시점에서 래시포드의 개인행동은 관심 대상이었다.

영국의 '더 선' 등 주요 매체는 '맨유가 래시포드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금액이 무려 65만 파운드(약 11억 원)다. 이 금액은 래시도프의 2주치 주급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맨유의 공격력은 형편없다. 앙토니 마르시알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 있고 영입생 라스무스 회이룬은 리그 16경기 2골이 전부다. 그나마 래시포드가 가장 많은 4골을 넣었을 뿐이다. 지난 시즌 리그 35경기 17골 5도움의 폭발력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라디오 기반의 '토크 스포츠'는 '래시포드는 29일 맨유 훈련에 등장해 에릭 텐 하흐 감독과 일련의 행동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라며 '맨유는 공식 발표를 통해 래시포드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졌다'라고 내부 자체 징계로 사건을 종결했음을 전했다.

그렇지만, 래시포드의 측근을 인용해 '래시포드 스스로 삶을 흔들고 있는 것 같다. 잉글랜드 대표팀에 비중도 너무 커서 걱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보도도 엇갈린다. 더 선은 '래시포드가 12시간이나 술을 마셨고 새벽 3시께 옷을 입고 그대로 호텔 침대에 쓰러졌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래시포드는 새벽 1시 15분께 나이트클럽을 떠났다'라고 전했다. 뭐가 됐든 장시간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 마커스 래시포드는 무상 급식 운동 등 사회적인 영향력을 끼친 바 있다. ⓒ연합뉴스/REUTERS/AFP
▲ 마커스 래시포드는 무상 급식 운동 등 사회적인 영향력을 끼친 바 있다. ⓒ연합뉴스/REUTERS/AFP

우려의 목소리는 크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전설 엘런 시어러는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를 통해 "래시포드는 놀라운 재능이 있다. 지난 시즌 팀 미팅에 늦어 징계받고 결장한 것도 확인했다. 자택 생활이나 팀과의 관계에서 무엇인가 있다"라고 추측했다.

이어 "내부 문제라면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래시포드는 스스로 재능을 낭비할 수 없다. 강한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텐 하흐 감독의 지도력과 래시포드의 자세 모두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어러의 말대로 래시포드는 지난 2022년 12월 31일 울버햄턴과의 18라운드 원정 경기 당일 늦게 출근해 텐 하흐 감독의 분노를 사면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절묘하게도 후반에 투입,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맨체스터 시티 더비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파티했다. 라이벌전 패배로 팬들의 분노가 뜨거운 상황에서 래시포드의 일탈 행동은 상당한 비판을 받았고 텐 하흐 감독도 용납하기 어렵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래시포드는 영국 내에서도 상당한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모두가 문을 걸어 잠그고 거리두기를 하던 2020년 영국 정부를 상대로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무상 급식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문을 계속 보낸 일이 있다.

식료품 업체에는 직접 전화를 걸어 급식 배포를 제대로 해달라고 항의한 것은 물론 정부에도 목소리를 더 높였다. 그 덕분에 400만 명 이상의 아동이 혜택을 받았다. 영국 의회도 예산을 확대 편성해 무상 급식이 중단되지 않도록 했다.

기저에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집에 빵이 없어 굶는 일이 많았다. 부모가 여러 곳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음식값을 충당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다. 이 때문에 같은 처지의 이런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래시포드였다.

지난해 래시포드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2021-22 시즌 4골에 그쳤던 기억을 떠올리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었었다. 경기력이 아니라 경기장 밖의 다른 문제였다"라며 사생활이 경기 집중해 문제를 일으켰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사회적인 목소리를 냈던 래시포드가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매체도 '무상 급식 운동이 래시포드의 삶의 구조 유지에 핵심이었다'라며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에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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