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때문에 선거제 못정해… 李 비례 출마 원해"
김건희 명품백 추가발언은 삼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4·10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데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라는 사람 하나만 딱 놓으면 모든 게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70일 남았다. 선거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 때문이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건 의견이 아니라 팩트다. 민주당 때문이다. (이 대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례제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두 가지 아니냐. 이 대표가 비례로 나오고 싶다는 것, 그리고 이 대표 주위 진영에서 (비례) 몫을 나눠 먹기 쉽게 하려는 것, 이 두 가지 니즈가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국민이 민주당 눈치를 봐야 하는 건가. 민주당이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라고 반문한 뒤 "정신 차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분들만 이재명의 민주당 주류로 모이는 건가. 아니면 그 자리에 가면 그렇게 되는 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정신 차리고 운동권 특권정치를 종식하는 데 동참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운동권 특권 정치조차도 만족하지 못하고, 개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용산 대통령실 오찬을 계기로 "민생을 이야기 하기에는 2시간37분은 짧고, 2박3일도 짧다"고 '민생'을 강조했다. 총선 공천에 대해선 "당연한 원칙이고, 팩트"라며 '당의 소관'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당정관계와 윤·한 갈등 현안 관련 질문을 받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일각,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2시간 반 동안 무슨 얘기한 거냐'고 (논평)하던데, 구질구질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과 충돌 계기였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등에 관해 그는 "제 생각은 분명하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렸다"며 추가 발언을 삼갔다.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했던 대통령실을 민주당이 형사고발한 데 대해선 "그분들은 절 대통령 아바타로 보시는 거냐"고 꼬집었다.
당정관계에 대해서도 "당(여당)은 당의 일을, 정(정부)은 정의 일을 하고 목표는 시민을 위한 방향이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과 두차례 만남 후 갈등이 마무리됐단 해석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엔 "대통령과 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통령도 저도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기존의 친소관계보다) 대통령과 제가 힘을 합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지가 전 중요하다"며 "그게 결국 민생이고 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앞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총선 지역구(인천 계양을) 맞수로, 김경율 비대위원을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구(서울 마포을) 대항마로 소개한 데 이어 전날(29일) 회의에서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나"라고 띄운 바 있다.
경제전문가 출신으로 21대 국회를 중도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공식화하며, 민주당 출마가 예상되는 '86 운동권'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겨누자 '운동권 심판론'의 사례로 들었다. 하지만 당내에선 '사천' 시비가 재발할 조짐이 있다.
그는 "윤희숙과 임종석, 경제통과 운동권 중 누굴 선택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한마디가 설명을 잘하는 것 아닌가"라며 "윤희숙 전 의원과 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보기에 우리 정치가 나아갈 구도를 선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총선과 공천은 여러 가지 이해 관계와 여러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이라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또 "저는 당대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우리가 승리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우리의 지향이나 시대정신을 말할 수 있는 후보를 얘기하고 소개하는 게 안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철규 의원과 공동인재영입위원장도 맡고 있는 한 위원장은 "(당대표가 후보 소개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설명하는 역할을 배제하는 것"이라면서 "제가 그분을 반드시 공천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며 "공천 확정되기 전까지 제가 판사처럼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고도 했다.
아울러 "공천에서 밀어주는 취지로 말한 게 아니지만 경쟁자 입장에서는 불안감, 우려를 말씀하실 수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이기기 위한 공천, 이기기 위한 선거 치르는 과정에서 당대표로서 제가 여러 가지 그런 의견도 충분히 감수하면서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민 약혼…조국 "어려울 때 굳건히 서 있던 청년"
- 설마 했는데…입 꾹 다문 KIA 김종국·장정석
- 친구 `유사성행위`로 족쇄…7년간 노예로 부려먹은 30대 여성
- 어떻게 날아왔을까…美 동물원 인식표 단 독수리, 광양서 구조돼
- 7년 만에 한국 국가청렴도 한 단계 하락…일본, 부탄보다 낮아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