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올해 무역수지 140억달러 흑자…반도체가 성장 주도”
지난해 수출 6324억달러…102억달러 적자
올해 수출 6800달러…전년비 7.5%↑ 전망
반도체·SSD·가전 등 ‘5대 IT 품목’이 주도
세계 경제 1%대 성장…지정학적 긴장 지속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수입을 상회하며 무역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 주요 품목인 반도체 수요가 개선되면서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며 수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무협의 ‘2024년 수출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6800억달러, 수입은 3.6% 증가한 6660억달러로 연간 총 14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7년 3.23% 고점 이후 지난해 1~3분기 2.62%까지 지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3분기 점유율은 반도체 회복에 힘입어 2.68%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무역적자 요인을 살펴보면 품목별로는 반도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가전 등 5대 IT 품목 수출 감소가 지난해 총수출 감소에 85%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전기차 등 전기동력화 품목 수출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은 증가한 반면, 중국·대만으로의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해 4분기에 이어 수출 회복 흐름을 유지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수출회복세가 무역수지 흑자 흐름을 주도했으며 특히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는 대미 수출이 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단가의 경우 낸드는 지난해 8월, D램은 9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전자제품 수요 증가로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7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협은 5대 IT 품목 수출이 올해 수출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까지 지속된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금리 인상 효과는 시차를 두고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 세계 구매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부각된다.
미·중 무역 갈등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 미국은 수입시장 내 중국산 점유율 상승과 대중 무역적자 심화 등에 따라 첨단기술에 대한 대중국 제재를 강화하고 동맹국과 프렌드쇼어링 확대를 통해 중국의 핵심 광물·친환경 공급망 독점을 저지하고 있다.
중국도 기술 자립, 홍색공급망 구축으로 대응을 본격화했다. 특히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지속 육성, 일대일로 연선 국가와 공급망 협력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분쟁, 양안 갈등 등 지역 간 갈등이 전쟁과 테러로 이어지며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만연했다. 무협은 올해 ‘슈퍼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과 EU, 일본 등 세계 40여 개국에서 리더십 교체를 두고 선거가 시행됨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사전점검 및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을 예정인 가운데, 부작용과 역효과가 많은 ‘단기조망적 정책’이 아닌, 번영과 후생을 극대화하는 ‘장기조망적 정책’을 위한 국민의 선택이 필요하다”며 “후보들은 단기 편익뿐만 아니라 장기적 부작용도 책임지는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무협은 올해 무역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수출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 △현장 애로사항 발굴을 통한 무역업계 밀착형 지원 강화 △글로벌 무역통상이슈 민첩 대응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신성장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한 무역의 부가가치 제고 등에 나설 방침이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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