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생물 10만종의 60% 목록 담았다···16년 사이 ‘국가생물자원 종합목록’ 2배로 증가

김기범 기자 2024. 1. 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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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유종인 참쉬리. 물들이연구소 성무성씨 제공.

신안새우난초, 참쉬리, 울릉구멍장이버섯.

아직 생소한 이들 생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한반도 고유종이자 신종 생물로서 2009년 이후 존재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을 포함해 한반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약 10만종의 생물 가운데 60%가량이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된 생물종의 수가 6만10종으로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국가생물자원 종합목록(인벤토리) 구축사업’을 추진한 지 16년 만이다. 2007년 생물자원관 개관 이전 자생 생물종 목록에 포함된 생물의 수는 모두 2만9916종이었다. 자생생물종 목록은 16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생물종목록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환경부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으로 찾은 1만2000여종과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교육부 등의 사업 결과 발간된 학술 문헌에서 확인한 1만8000여종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의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에는 2006년부터 누적으로 약 6000여명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 고유종인 신안새우난초.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국가생물종목록 등재 생물을 분류군별로 보면 무척추동물(곤충 포함) 3만1603종, 조류(藻類) 6653종, 균류 6291종, 식물 5759종, 원핵생물 5039종, 원생동물 2575종, 척추동물 2090종 등이다.

신종이자 한반도 고유종으로는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만 자생하는 난초과 식물로 2009년에 발견된 ‘신안새우난초’와 섬진강과 낙동강 중상류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2015년에 밝혀진 잉어과 민물고기‘참쉬리’ 등이 대표적이다.

생물자원관은 또 신종에 붙이는 학명 가운데 국내 학자가 명명한 사례는 2006년 2294종에서 2023년 사이 5234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한반도 자생종의 학명들은 유럽, 일본, 중국 등 외국 학자들이 주로 지었다.

특히 2007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 이후에는 학명에 독도 지명(dokdoensis)을 포함한 생물이 40종, 제주 지명(jejuensis)을 포함한 생물이 175종 추가됐다. 학명은 세계적 통용을 위해 국제명명규약에서 규정한 표기법에 따라 붙이는 이름이다. 18세기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가 제안한 체계에 따라 라틴어 학술명으로 표기한다.

울릉구멍장이버섯.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생물자원관은 자생생물 6만10종 중에는 새로운 생물산업의 소재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큰 종도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분리한 효모는 현재 전국 전통주 제조업체 32곳에서 막걸리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2017년 울릉도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울릉구멍장이버섯’은 항산화물질로 2022년 특허 등록됐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국가생물종목록 구축은 국내의 연구역량과 자연환경보전 노력이 결합된 결과”라며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생물 소재 정보로서, 생물주권 주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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