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조절 보충제 ‘베타글루칸’ 주사로 폐 손상 막을 수 있다

국내 연구진, 베타글루칸으로 ‘훈련면역’ 유도해 장기 손상 막아

최은영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진이 훈련면역 유도체인 베타글루칸이 폐 상주 대식세포의 사멸세포 제거 기능을 강화하고 주변 상피세포에 폐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결국 폐 섬유화가 완화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사진은 베타글루칸에 의한 훈련면역이 마우스의 폐 섬유화를 완화하는 메커니즘./최은영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교수

국내 연구진이 베타글루칸을 주사하면 면역력을 더 강하게 훈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폐섬유증과 같은 장기 손상을 예방·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최은영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교수 연구진이 훈련면역 유도체인 베타글루칸이 폐 상주 대식세포의 사멸세포 제거 기능을 강화하고 주변 상피세포에 폐 손상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결국 폐 섬유화가 완화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훈련면역은 선천적인 면역 기능에서 재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의 면역세포는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 제거한다. 면역훈련은 이런 선천면역세포가 병원체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고 2차 공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면역훈련을 통한 질환제어 연구는 병원체를 표적으로 제어하는 직접적인 방식이 많아 지속적인 치료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신체의 한 조직에서 선천면역체계를 훈련하면 이것이 다른 조직손상도 억제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선천면역체계를 훈련시키기 위해 베타글루칸을 직접 복강에 주사한 뒤 실험쥐에 폐 섬유증을 유도한 결과, 쥐의 사망률이 감소하고 폐섬유증 증상 중 하나인 콜라겐 축적 역시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베타글루칸 면역훈련은 면역세포와 주변 폐 세포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폐로 유입되어 면역방어를 하는 호중구와 폐 대식세포가 증가했고,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포식기능도 개선됐다. 면역훈련은 면역세포와 인근 폐 세포의 유전자에 특정한 변화를 일으켜 조직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의 생성을 촉진했다. 폐 상피세포에는 생존신호를 전달해 사멸에 대한 저항성을 높였다.

반면 호중구를 제거했을 때 면역훈련의 효과는 떨어졌다. 이는 면역훈련에서 호중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최은영 교수는 “대부분의 포유류 장기에는 조직 상주 대식세포가 있고 필요한 경우 호중구가 침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가 폐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기에 대한 손상과 장애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학, 의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26일 공개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002/advs.202308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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