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동점골에 미소 보인 클린스만, “일본 피하고 사우디 선택했나?”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아시안컵]

“나는 단 한 번도 일본을 피하려고 한 적이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내내 부진했던 대한민국. 결국 1승 2무를 기록, 간신히 16강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오해도 있었다. 대한민국이 16강 상대로 일본을 피하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전에서 3-3 동점골을 허용한 직후 미소를 보인 것이 근거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전은 매우 기대하고 있다. 토너먼트 첫 경기를 빨리 치르고 싶다. 그들은 강팀이며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또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게 될 텐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만큼 기대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을 피하려고 한 적 없다.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우리의 목표는 조 1위였고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20개의 코너킥을 얻기도 했다. 경기를 일찍 마무리하지 못했을 때 오는 불안함이 있는데 결국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그런 표현(미소)이 나왔다”며 “사우디 아라비아는 굉장히 어려운 상대다. 만치니 감독은 선수 시절에 상대해 본 적이 있고 잘 아는 친구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으나 잘 준비했다. 그들을 존중하면서 경기 운영할 것이다. 토너먼트는 분명 다를 것이며 기대가 된다. 나는 물론 우리 선수들은 승리, 그리고 우승에 목 말라 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한 김영권 역시 “(클린스만)감독님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누구를 만나고 싶고 누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분명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 1위가 우리의 목표였고 결과는 아쉽다”고 말했다.

중동 매체들의 날이 선 질문들이 이어졌다. 특히 오현규가 조별리그 1실점을 기록한 사우디 아라비아 수비에 대해 “우리를 만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한 것을 놓고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월에 한 번 만난 만큼 서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만치니 감독 부임 후 점점 그의 컬러를 보여주고 있다. 상당히 강하고 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확실하다. 팀 분위기가 좋고 목표를 잘 알고 있다. 조별리그를 치르며 좋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수정하고 또 준비했다.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흐르는 게임이 될 것이다. 승부차기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음 라운드로 갈 생각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동 매체의 날이 선 질문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호텔 연장’ 관련 주제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동안 팬들은 물론 취재진에도 “결승까지 호텔 연장”을 언급했다. 그만큼 결승까지 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조별리그 부진,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6강전 등 여러 부정적인 변수가 발생하자 ‘호텔 연장’ 언급 역시 신뢰도를 잃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호텔 연장에 있어선 개인의 선택이다. 다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부정적이거나 부담보다는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강팀을 만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호텔은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때 취소해도 늦지 않는다”며 “사우디 아라비아는 분명 강한 상대고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뚜렷하다. 그리고 원하는 건 승리다. 내가 믿고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믿고 나아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존중한다. 아시안컵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이라면 우리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기를 기대할 것이다. 중요한 건 그들을 존중하면서 원하는 걸 이루는 것이다. 만치니가 그렇듯 나 역시 새로운 도전이다. 두 팀 모두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만난다. 좋은 경기를 치르면 긍정적이고 많은 피드백을 받을 것이며 많은 사람에게 선물이 될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전이 끝난 후 많은 대한민국 사람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바랐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