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가능성 높은 지역 찾아라”… ‘편한 길’ 만 가려는 비례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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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려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부분 '험지'가 아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양지(陽地)'에 출마하려 해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문화일보가 제21대 국회 재직 중인 비례대표 의원 44명의 총선 지역구 출마 여부를 분석한 결과, 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희망하는 의원은 국민의힘 15명, 더불어민주당 13명, 정의당 3명으로 총 3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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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3명중 12명 험지 피해
“비례대표 무용론 자초” 비판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려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부분 ‘험지’가 아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양지(陽地)’에 출마하려 해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4년 전 비례대표로 쉽게 공천을 받은 뒤 4년 의정 활동을 통해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선되기 쉬운 지역구를 찾아 재선을 노리는 행태로, ‘비례대표 무용론’까지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문화일보가 제21대 국회 재직 중인 비례대표 의원 44명의 총선 지역구 출마 여부를 분석한 결과, 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희망하는 의원은 국민의힘 15명, 더불어민주당 13명, 정의당 3명으로 총 31명이었다. 이 중 국민의힘(11명), 민주당(12명) 등 28명 중 23명(82.14%)은 자기 당에 일방적으로 우세하거나 우호적인 지역구를 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의 ‘텃밭’ 인 대구 지역에 조명희, 최연숙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 같은 당 강대식(대구 동구을),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이 각각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다. 민주당에서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을 제기하며 논란이 된 김의겸 의원이 같은 당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양경숙 의원은 전북 전주을, 김경만 의원은 광주 서구을 등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 출마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국민의힘), 이재명(민주당) 후보 지지세가 강했던 지역에 깃발을 꽂으려는 사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고향이 전라도인 국민의힘 전주혜, 조수진 의원은 각각 서울 강동갑, 양천갑에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당내에서는 당선이 어려운 호남 출마를 일부러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서울, 인천·경기 등 수도권 출마자들 중 ‘친명계 비례’ vs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구도로 집안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동주 의원은 홍영표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인천 부평을, 허숙정 의원은 신동근 의원 지역구인 인천 서구을에 출마한다. 양이원영 의원은 경기 광명을에 출마하며 양기대 의원과, 유정주 의원은 부천정 후보로 서영석 의원과 대결한다.
그나마 ‘험지’ 출마를 자처했지만 지역구를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급하게 확정해 선거 운동에 나선 사례도 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을 자처한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이야기가 돌았지만 지난 29일 경기 하남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TK)이 기반인 한무경 의원은 대구 출마를 검토했다가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갑에 출마 선언을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4년 동안 직능이나 계층을 대표해 의정활동을 하라고 선출된 비례대표 의원들이 자신이 가진 대표성, 전문성을 드러내기보다 대통령, 당 대표 등 공천권자의 눈치를 보거나 하는 행태로 쉬운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재선만 하려 하고 있다”며 “비례대표 무용론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지영·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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