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연구장비 툭하면 고장 … “고등학교 수준 돈 안 드는 실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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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지역의 한 4년제 사립대 자연과학대학에는 학생들이 실험과정에서 사용하는 현미경 등의 장비들이 고장 난 채 연구실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A 교수는 "교육용 장비는 여러 대가 필요한데, 대학 재정이 어려워 고장 난 것을 교체하지 못하고 여러 학생이 한 대를 돌아가며 사용하고 있다"며 "실제로 쓸 수 없는 장비가 2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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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재 노후로 학생들 박탈감
“화장실부터 고쳐달라” 원성도
충청 지역의 한 4년제 사립대 자연과학대학에는 학생들이 실험과정에서 사용하는 현미경 등의 장비들이 고장 난 채 연구실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A 교수는 “교육용 장비는 여러 대가 필요한데, 대학 재정이 어려워 고장 난 것을 교체하지 못하고 여러 학생이 한 대를 돌아가며 사용하고 있다”며 “실제로 쓸 수 없는 장비가 2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교수 연구실에는 최근 5년간 들어온 것보다 20년 이상 된 연구 장비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이 교수는 “옛날에 은퇴한 교수들이 썼던 것을 그대로 쓰고 있고, 개인연구비로 구매한 연구용 장비를 돌려서 학생들 교육과정에 사용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등록금 동결로 인한 대학 재정 타격은 특히 이공계 학부생의 교육과 연구활동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입생이 배우는 일반 화학·물리학 과목에서도 시약을 적게 쓰는 ‘돈 안 드는 실험’ 위주로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교수는 “등록금이 동결된 15년 동안 실험비가 늘지 못해 교육과정의 질이 고등학교 수준으로 내려갔고 학부생들의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등록금을 13년 만에 인상한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 당시 “총학생회와 등록금 인상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등록금을 올리더라도 화장실 좀 고쳐달라’는 말이 나왔다”면서 “강의실 빔프로젝트도 못 바꿔 수리만 반복하고 있고, 공대엔 최신형 실험 장비나 기자재를 들여올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등록금 인상률 제한 규정의 입법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립대가 연구비에 지출한 예산은 2011년 5401억 원에서 2022년 4429억 원으로 18%가량 감소했다. 실험실습비도 2163억 원에서 1598억 원으로 약 26% 줄었다.
학부생 등록금 동결 기조에 발목 잡혀 등록금을 찔끔찔끔 올려온 이공계 대학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도권 대학원에서조차 예산 부족으로 실험 장비를 구입하지 못해 대학원생들이 기기를 빌려 쓰려고 출장 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인지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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