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영웅' 돌아와! 사우디 울렸던 조규성, '결정적 한 방' 기대해... 클린스만호 8강 이끌까

박건도 기자 2024. 1. 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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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조규성.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KFA)
조규성(27·미트윌란)의 대회 첫 골은 언제쯤 터질까. 마침 상대는 좋은 기억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다.

이제는 진짜 뒤가 없다. 패배하면 끝이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공언한 클린스만 감독의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승을 위해 스트라이커의 부활이 절실할 클린스만 감독이다. 조규성은 이번 아시안컵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특히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수차례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본인도 답답한 듯 머리를 감싸 쥐기도 했다. 3차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도 큰 소득은 없었다. 되려 상대 수비의 강한 견제에 고전했고, 공은 좀처럼 발끝에 닿질 않았다.

조별리그를 1승 2무 2위로 마무리한 한국은 16강에서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난다. 상대인 로베르트 만치니(60) 감독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유럽 주요 팀을 거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아쉬워하는 조규성. /사진=뉴스1 제공
요르단전에서 골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조규성. /사진=뉴시스 제공
만치니 감독은 지난해 8월 사우디아라비아 지휘봉을 잡았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도 만치니 부임 후 첫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회 최대 난적 중 하나로 통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실점을 기록하는 등 짠물 수비의 정석을 보여줬다. 2승 1무로 F조 1위를 차지했고, 대회 규정에 따라 E조 2위 한국과 만나게 됐다.

만만하지 않은 상대지만, 조규성의 득점을 기대해 볼법한 팀이다. 실제로 좋은 기억도 있다. 조규성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바 있다. 만치니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였다.

당시 조규성은 전반 32분 문전에서 상대 수비를 맞고 뜬 공을 절묘한 헤더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특유의 골 냄새를 잘 맡는 조규성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이후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호 출항 후 첫 승리였다.

헤더 슈팅을 날리는 조규성(가운데). /사진=뉴시스 제공
경기에 집중하는 조규성(오른쪽). /AFPBBNews=뉴스1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가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조규성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조규성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바 있다.

파울루 벤투(현 아랍에미리트) 감독 체제의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2차전에는 전략을 바꿨다. 벤투 감독은 비교적 피지컬이 좋고 활동량이 뛰어난 조규성을 원톱에 배치했다.

조규성은 벤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가나와 경기에서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빛났다. 당시 한국은 가나전에서 두 골을 내리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다. 조규성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당시 마요르카), 김진수(전북 현대)의 왼발 크로스를 머리로 꽂아 넣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번 대회에서도 호흡이 기대되는 조합이다. 이강인은 3골 1도움으로 클린스만호 에이스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왼발 킥이 완전히 날이 섰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 왼발로만 멀티골을 터트렸고, 말레이시아전 직접 프리킥 득점에 코너킥 도움까지 올렸다. 부상으로 1, 2차전을 결장한 김진수는 3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교체 투입됐다. 사우디아라비아전 선발이 유력하다.

이강인. /사진=OSEN
조규성. /AFPBBNews=뉴스1
이후 A매치에서도 이강인의 왼발과 조규성의 쇄도 후 득점은 한국의 승리 공식이었다. 지난해 11월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도 두 선수는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싱가포르전 이강인은 절묘한 왼발 크로스로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조규성을 찾았다. 조규성은 몸을 날리는 슈팅으로 득점을 완성했다. 한국은 5-0 대승을 거뒀다.

비록 이번 아시안컵에서 부침이 있지만, 조규성은 유럽 무대에서도 증명된 골잡이다. 2023~2024시즌에 앞서 첫 유럽행을 택한 조규성은 덴마크 수페르리가 전반기에만 8골을 몰아치며 득점 전체 3위로 올라섰다. 소속팀 미트윌란은 선두로 전반기를 마쳤다. 조규성은 별다른 적응 기간 없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클린스만호의 목표는 우승이다. 당장 사우디아라비아도 힘들지만, 8강 진출 시 상대도 꽤 위협적이다.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호주다.

때문에 조규성의 부활포가 더욱 절실할 클린스만 감독이다. 호주 국가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강한 피지컬을 활용해 비교적 체구가 작은 아시아 팀들을 제압했다. 큰 키와 준수한 속도, 몸싸움까지 능한 조규성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사진=OSEN
조규성도 긴 침묵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말레이시아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규성은 "3-3이라는 결과는 아쉽다. 개인적으로도 골이 계속 들어가지 않아 아쉽다"라며 "골을 못 넣고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쓰면 더 들어가지 않는다. 월드컵이든 아시안컵이든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똑같이 열심히 준비했다. 이제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떨어지면 안 된다. 경기에 뛰게 된다면 앞으로 골을 넣으며 팀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현지에서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중 저명하다고 알려진 '옵타'는 한국의 승리 확률을 51%, 사우디아라비아는 49%라 예측했다. 사실상 승부를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전술 지시하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유럽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들의 맞대결로도 잘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국가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헤르타 베를린,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운동장 분위기를 보면 한국이 불리할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팬 약 3만여 명이 모일 것 같다"라고 경계했다. 만치니 감독은 "한국은 좋은 팀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좋은 공격수였고, 현재 좋은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치니 감독은 피오렌티나, 라치오, 인터밀란, 맨시티, 갈라타사라이 등 특히 유럽 무대 잔뼈가 굵은 감독이다. 만치니 감독은 "클린스만은 좋은 선수이자 지도자다"라고 응수했다.

일단 사우디아라비아는 홈구장 정도의 이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 이미 카타르 현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관중 약 3만 명이 한국전을 찾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디움은 4만 5000여 명 정도 수용 가능하다.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 관중으로 경기장이 뒤덮이는 셈이다.

조별리그는 이미 끝났다. 비록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법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로 토너먼트에 임해야만 한다. 선수 경력 내내 위기에 유독 강했던 조규성이다. 녹 아웃 스테이지에서 조규성이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경기 전 애국가 제창하는 손흥민(왼쪽), 조현우(가운데), 김민재. /사진제공=뉴스1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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