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리 북한”과 친북·개딸 연대[시평]

2024. 1. 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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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前 한국교원대 총장
“선대들, 김정일 김일성 주석”
현대사 비애 함축한 망언 수준
북 아닌 주사파 운동권에 구애
위수김동 외치던 운동권 세력
전향 없이 정치권력 좌지우지
4·10 총선은 최후의 심판 될 것

얼마 전 제1야당 대표에게서 놀라운 발언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 또 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우리’라니! 발언의 앞뒤 맥락이나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사건 등을 생각하면 단순한 실언 같지는 않다. 놀란 마음에 몸이 오싹하다. ‘우리’ 현대사의 비애가 “우리 북한”이라는 이 한마디에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말투로만 보면, 북한의 당 원로가 한 말 같다. 김정은은 보름 전에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삼겠다고 대남 위협을 극대화했다. 심지어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도 했다. 그동안 숨어서 핵을 개발하더라도, 겉으론 ‘우리끼리’ 평화통일을 앞세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한민국 족속들과는 통일의 길을 함께 갈 수 없다’며 아주 갈라서겠다고 난리다.

북한에는 원로가 있을 수 없다. 공산수령체제에서는 그 누구든 수령에게 입도 뻥긋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대표 발언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주사파 정치 세력에 정치생명의 빚을 지고 있는 처지 탓에 나온 말일까.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평화의 안전핀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정은이 어떤 망나니짓을 하더라도 참고 있으라는 말이다. 이 대표의 지론은 “이기는 전쟁보다는 더러운 평화가 낫다”는 것이다. ‘더러운 평화론’은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각색한 것이다.

프랭클린의 말은 ‘지금까지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도 없었다’였다. 피치 못할 전쟁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전쟁에 대한 아쉬움을 말한 것뿐이다. 프랭클린이 한국의 현 상황을 본다면, 도발의 주체에는 먹히지도 않을 헛말이나 하고 도발의 객체에는 정치 공세를 펴는 걸 보고 의아해할 것이다. 자신의 ‘깨끗한’ 말을 ‘더러운’ 말로 바꿨으니, 더더욱 화를 냈을 법하다.

이번 망언을 누구한테 왜 했단 말인가? 욕설 파문과 말 바꾸기, 대장동 사건 등 그의 행적은 거의 다 알려져 있다. 전직 민주당 대표 등 많은 정치인이 떠나고 있다. 적극적 지지층으로 남은 세력은 친북 정치인들과 친명 개딸들이다. 개딸은 친북 주사파 정치 세력이 자릴 비우면 금방 무너질 모래성이다. 주사파 세력은 그동안 민주화운동의 공로를 앞세우고 87체제의 주류로 자라 잡았다. 온갖 정치 실험을 다 했지만 성공한 것이 없다. 그래서 야권 내부에서도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대학 시절에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만세’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 만세’를 외쳤고, 여전히 시대착오적 빈껍데기 정치 상상력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놀랍게도 당시에 대학가는 그런 소리로 가득 찼었다. 국민은 대학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고, 그들이 민주화운동을 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학생운동을 한 게 아니다.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회민주주의’, 레닌의 ‘참된 민주주의’, 마오쩌둥(毛澤東)의 ‘신민주주의’, 그리고 김일성의 ‘인민민주주의’를 위해 학생운동을 했다.

그동안 국민은 잘못 알고 주사파 운동권에 부채 의식을 느꼈다. 그것을 정치자산으로 삼고 주사파 정치 세력은 호의호식하며 특권 세력이 됐다. 30년 가까이 정치권력을 좌지우지했다. 그런데 결국 국가 경쟁력을 허무는 데 일조했다. 앞으로도 계속되면 국가를 빈껍데기로 만들지 모른다. 이들은 아직도 ‘위수김동’과 ‘친지김동’에 젖어 있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전향한 적이 없으니,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세력을 방패로 삼아 이 대표는 살아남으려 한다. 그래서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과 김일성”을 소환하는 것이다. 지난번에는 ‘대학생 시절에 학생운동을 한 것이 뭐가 나쁘냐’고 항변하더니, 발언 수위를 높였다. 다급한 것이다. 2024년의 시대정신은 주사파 정치 퇴출을 요구한다. 4·10 총선은 주사파 권력의 피날레가 될 것이다. 이런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며 자신을 정치적·사법적으로 지키기 위해, 제1 야당의 대표는 비전향 특권 세력을 잡아 두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안타깝다.

김주성 前 한국교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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