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번갈아 가면서…” 최악의 상사 언행들

박선민 기자 2024. 1. 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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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에서 퇴근하는 직장인 등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할아버지 돌아가신 게 대수냐?”

“임신은 동시에 말고 번갈아 가면서.”

“주변에 불 나도 매장은 지키세요.”

각각 직장 상사에게 들은 최악의 발언 1·2·3위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은 지난 25일 ‘제2회 잡춘문예’ 결과를 공개했다. 잡춘문예는 직장인들이 지난해 잡플래닛에 올린 리뷰 가운데 충격적이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사의 발언·행동을 모아 투표한 조사다. 256명이 참여했으며 복수 응답이 가능했다.

부문은 ‘인류애상실상’ ‘우리대표진상’ ‘아껴서부자되겠상’ ‘철컹철컹상’ ‘지켜보고있상’ 등이며, 주제별로 상위 최대 3개의 리뷰들이 선정됐다.

먼저 직장 상사의 막말로 인간성에 대한 기대조차 저버리게 만드는 ‘인류애상실상’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할아버지 돌아가신 게 대수냐, 나와서 일해라’라고 했다”는 리뷰가 131표(51.2%)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어 “임신을 번갈아 가며 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와 “주변에서 불이 났는데 연기가 계속 들어오는 와중에 매장 지키라고 해서 연기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가 각각 99표, 93표를 얻으며 2·3위를 차지했다.

기업이 사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경우를 모은 ‘우리대표진상’에는 “사장이 직원에게 돈 빌리려 한다”가 122표(47.7%)로 1위를 차지했다. “회장님 별장 청소와 사모님 개인 화실 가구, 작품 이동과 같은 일이 발생했다” “대표가 기독교인이라 출근하면 찬송가 틀어놓고 짜파게티 끓여달라고 했다” 등이 뒤를 이었다.

사원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지나치게 아껴 불만인 ‘아껴서부자되겠상’에는 “송년회에서 상품권 봉투에 구내식당 식권 한 장을 넣어줬다. 사람 놀리나” “대표가 너무 짠돌이다. A4용지 비싸다고 사용을 줄이기 위한 회의까지 열 정도다. 탕비실 맥심 커피 하루에 누가 몇개 마시는지 계산하고, 누가 많이 먹는지 알아 오라고 했다” “종이컵도 관리부에 요청해서 한개씩 받아야 한다” 등이 차례로 1·2·3위로 꼽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성희롱 등 법적으로 문제 될 여지가 있는 상사의 행동도 있었다. ‘철컹철컹상’에는 “여직원 속옷 색 맞추기로 점심 내기하던 영업부장들은 잘 있는지 모르겠다” “워크숍에서 여직원들만 불러 회장 앞에서 훌라후프 돌리게 하고, 벌칙으로 엉덩이로 이름 쓰게 했다” 등이 각각 130표 이상을 받으며 1·2위에 올랐다. “한 여직원이 인형 옷을 벗기는 중이었는데, 그걸 보더니 ‘잘 벗길 것 같다’며 성희롱했다”는 95표로 3위였다.

철컹철컹상 리뷰를 두고 잡플래닛은 “철컹철컹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리뷰들과 같은 직장 내 성희롱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혹시나 관련 피해를 입고 계시다면 고용노동부 익명 신고센터를 통해 사건을 접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켜보고있상’에는 기업의 지나친 감시와 간섭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CCTV로 감시하고, 녹음기를 몰래 설치해 직원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따로 듣는다. 사무실 안에 모든 직원이 벽을 보는 방식으로 모니터를 배치해 뒤돌면 모든 사람 모니터가 보이는 구조” “한국 직원들에게만 개인의 인터넷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제적으로 설치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한 영미권이나 유럽 직원들은 제외됐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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