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수원] ‘여성친화도시’ 수원…성평등 가치 확산 주력

김기현 기자 2024. 1. 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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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여성친화도시 연혁. 수원특례시 제공

 

여성가족부 지정 ‘여성친화도시’ 수원. 지난 2010년 최초 지정된 후 14년여가 흐른 만큼 역사가 깊다. 2022년 여성친화도시 재신규 지정 1년 만인 지난해엔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100여곳에 달하는 여성친화도시 중 가장 우수한 정책을 펼친 성과를 인정받은 셈이다. 성평등 정책을 기반으로 ▲여성의 경제 및 사회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 제고 ▲여성의 활동 역량 강화 등에 주력해 온 수원특례시의 노력을 들여다본다.

■ 여성이 주도하는 안전, ‘마을 안전 이야기’

시가 대표적인 우수사례로 꼽는 사업은 ‘주민이 직접 만드는 마을 안전 이야기’이다. 마을의 곳곳을 알고 있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제작하는 마을 안전 책자다. 매년 한 마을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안전한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다. 지난해엔 권선구 곡선동, 2022년엔 권선2동의 마을 안전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담아냈다.

마을 안전 이야기 책자의 특징은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여성’이 주체적 역할을 해낸다는 점이다. 곡선동의 이야기다. 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모니터단 중 마을 안전에 관심이 있는 10명이 주민과 함께 책자를 만들었다. 이들은 마을 안전 활동가 양성과정을 이수해 인터뷰와 사진 촬영은 물론 글쓰기 방법까지 마을을 기록하는 의미와 방법을 배웠다. 이후 기획 회의를 거쳐 주민에게 들은 이야기를 원고로 작성해 책자로 발간하기까지 총 7개월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

‘주민이 직접 만드는 마을 안전 이야기’ 제작을 위해 수원특례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모니터단 마을 안전 활동가들이 권선구 곡선동 주민을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이렇게 만들어진 ‘행복은 곡선, 안전은 직선’ 책자엔 13명의 주민들이 생각하는 마을 안전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인터뷰엔 어린이부터 청장년층과 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경로당 회장과 방범기동순찰대장 등 마을을 구성하는 각계각층 주민의 목소리로 마을 안전에 대한 의견이 기록됐다.

수년간 편의점을 운영하며 다양한 주민에게 도움을 준 편의점주, 항상 호루라기를 지니고 다니며 동네를 지키는 노인회장, 4대를 이어 곡선동에 살고 있는 토박이, 주민단체를 이끌며 마을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단체원 등이 마을이 더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책자엔 폐쇄회로(CC)TV와 제설함 등 안전 시설물이 표시된 안전지도가 함께 수록돼 주민이 안전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권선2동의 경우 ‘권선2동 마을이야기’ 책자를 자체 제작하는 추가 사업도 진행했다. 여성을 주축으로 마을 역사와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지역 내 안전을 넘어 시민 중심의 지역 활동을 고취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 취약계층 여성의 일자리 지원을 위한 ‘수원특례시 법률사무원 인력양성 지원사업’ 개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법률사무원 양성”…수원 여성 일자리 확대

지역 특성에 맞는 여성 일자리 확대도 시의 주요 성과로 꼽혔다.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양성하고, 지역 내 적절한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을 지원함으로써 여성 일자리의 선순환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로 ‘로스쿨 법률사무원 인력양성 지원사업’이다. 시와 아주대 산학협력단,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이 협력해 법률사무원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취업까지 연계하는 내용이다. 시가 2019년 수원고등법원, 수원고등검찰청 개원 이후 법률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법률사무원 일자리가 늘어난 점에 착안해 마련했다.

청년 여성과 경력보유 여성을 훈련생으로 선발하며, 이들에게 법률사무소 취업에 필요한 60개 강좌의 교육 훈련 과정을 지원한다. 또 법률전문가 등이 연계된 멘토링은 물론, 취업을 위한 특강과 상담, 컨설팅도 지원해 취업 취약계층 여성들을 법률사무원 전문 인력으로 양성한다.

지원사업에 참여한 여성들은 취업 후 고용 유지까지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첫해엔 30명의 훈련인원 중 23명이 취업해 20명이 고용을 유지했으며, 2022년에는 30명 중 20명이 취업한 뒤 17명이 일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엔 25명이 훈련을 받고 양성돼 현재까지 14명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시민들이 ‘시민을 평등하게 평등을 단단하게’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원특례시 “여성친화도시로서 성평등 가치 확산”

시는 여성친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2022년 말 수원시정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수원을 새롭고 시민을 빛나게 함께하는 여성친화도시 수원’을 비전으로 삼았다. 성평등 추진 기반 구축을 비롯해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 증진 ▲가족친화(돌봄) 환경 조성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 역량 강화 등 5대 목표와 13개 정책 과제도 선정해 추진했다.

특히 시는 공직자와 시민의 인식을 여성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올해 5천300여명에 달하는 전 공무원과 협업기관 종사자들이 성평등 공직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실천 의지를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캠페인에 동참했다.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와 가족 친화 환경 조성 등을 주제로 추진한 특별강연과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 참여자만 16만7천여명에 이른다.

시는 또 각종 위원회부터 주민자치 조직과 학교 등에서 두루 교육을 진행해 다양한 시민에게 여성친화적인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20년째 명맥을 잇고 있는 여성지도자대학에선 1천158명의 여성리더를 배출하는 등 시민의 성평등 활동 기반을 공고히 했다. 여기에 시민 중심의 여성친화도시 조성 모니터단을 운영하며 이들을 성평등 시민 강사로 양성한 후 성인지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편리하고 안전하게 정주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도시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시정 정책에 성평등한 가치를 확산하겠다”며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시에서 시민이 여성친화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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