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밤 8시 '늘봄'...교사들 반대 이유 들어보니

임예은 기자 2024. 1. 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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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보육의 정의는 달라"
현장교사 10명 중 9명 넘게 '늘봄지원실' 설치 반대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돌봄으로 출생률 반등의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교육부는 올해 전국 초등학교로 늘봄학교를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만 시범운영 중인데 1학기 2천여곳, 2학기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될 예정입니다.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도 점차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엔 초등학교 2학년, 2026년까지 초등학교 전 학년 학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는 게 교육부의 계획입니다.

늘봄학교는 정규 수업시간 전 후로 돌봄과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합니다. 아침 7시부터 밤 8시까지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이로써 정부는 저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돌봄 공백이 해소되는 건 물론, 사교육 의존도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당장 늘봄학교 업무를 맡게 될 교사들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인력과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게 대표적 이유입니다.

현장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자, 교육부는 늘봄 지원실을 설치하고 방과후와 돌봄 업무에서 교원을 배제하겠다는 원칙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가 내놓은 대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현장 교사 5천 8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10명 중 9명 넘는 97.1%가 늘봄 지원실 설치를 반대했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를 살펴보니 "학교 공간 부족에 대한 고려가 없다", "학교는 교육 기관이고, 돌봄과 교육은 분리돼야 한다", "학교 안에 들어오는 순간 교사가 관련 업무에서 배제될 수 없다" 등이 있었습니다. 결국, 돌봄과 교육을 동일시해서는 안 되고, 개별 학교 현장의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주말에는 한동안 중단됐던 교사들의 도심 집회가 다시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모인 초등교사 2천 5백여명은 늘봄학교를 '학교'가 아닌 '지자체'에서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늘봄학교를 시범운영 중인 초등학교의 교사는 "지금도 돌봄교실이나 방과 후, 또 학교 밖의 일까지 담임 교사가 책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늘봄에서 생긴 문제도 결국 또 담임이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상취재: 변경태, 정재우/ 영상편집: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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