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때 사자” 부진한 이차전지株 수집 나선 기관… “셀보다는 소재”

강정아 기자 2024. 1. 30. 11: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와 함께 이차전지 관련주가 하락세인 가운데 '큰 손' 기관투자자가 이차전지 구세주로 등판해 눈길을 끈다.

연기금은 에코프로머티 1863억원, 포스코DX 726억원, 엘앤에프 500억원, 에코프로비엠 483억원 등 기관 상위 10위 내 이차전지주 전체 순매수액의 약 8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 투자 심리가 흔들리며 주가가 빠지자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관 순매수 상위에 이차전지株 대거 포진
셀 제조사 팔고 핵심 소재 위주로 사들이는 기관
“美 FEOC 등 中 견제에 핵심 소재 기업 기대감 커”

최근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와 함께 이차전지 관련주가 하락세인 가운데 ‘큰 손’ 기관투자자가 이차전지 구세주로 등판해 눈길을 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차전지 약세가 이어지자 연기금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특히 이차전지 셀보다는 핵심 소재 제조사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모습이다.

그래픽=정서희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2~29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5.38%, 5.43% 하락했다. 기관이 6조8194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2조9274억원, 개인은 4조4201억원 순매수했다.

증시 전반으로는 ‘팔자‘ 기조인 기관은 그러나 이차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기준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에코프로머티로, 약 2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 외 엘앤에프 806억원(4위), 포스코DX 760억원(5위), 에코프로비엠 561억원(8위), OCI홀딩스 459억원(10위) 등 이차전지 관련주가 상위 10위 안에 포진했다. 기관은 이차전지주를 총 45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이 이차전지주를 중점적으로 사들였다. 연기금은 에코프로머티 1863억원, 포스코DX 726억원, 엘앤에프 500억원, 에코프로비엠 483억원 등 기관 상위 10위 내 이차전지주 전체 순매수액의 약 8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 투자 심리가 흔들리며 주가가 빠지자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이 투자 바구니에 주로 담은 이차전지주들의 공통점은 핵심 소재 관련 종목이라는 점이다. 에코프로머티는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를 만들고, 엘앤에프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에 특화된 기업이다. 포스코DX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소재 기업이 아닌 이차전지 셀 제조사에 대해서는 순매도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관은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식을 각각 1760억원, 793억원씩 순매도했다.

작년 12월 기준 리튬 가격은 19.4% 하락했다. 또 전기차 업황 둔화로 이차전지 기업 전반의 실적도 부진하다. 그런데도 기관이 이차전지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미국의 외국 우려 기업(FEOC) 제외 등을 고려한 중장기적 의사결정으로 봤다.

미국은 올해부터 FEOC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해 제작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FEOC에는 중국 기업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에 FEOC 조항이 당장 올해부터 적용되는 배터리 핵심 부품(전해액·분리막·양극재 등)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최보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RA 법안의 FEOC 조항 확정으로 이차전지 산업이 단기적인 성장 둔화를 겪을 순 있지만, 미국이 동맹국 위주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길게 보면 국내 배터리 핵심 부품 관련 국내 이차전지 기업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이차전지 제품에 대한 수입 장벽이 생기면서 한국 기업으로 우회해 현지 공장을 활용하는 방법이 적극 이용되고 있다”며 “이차전지 완제품 수출은 감소하고 음극재·양극재·분리막 등 관련 부품 수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