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전진하자'는 (여자)아이들, 스스로가 보여줘야할 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1. 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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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큐브 엔터테인먼트

(여자)아이들은 정규 1집 'I NEVER DIE'의 타이틀곡 'TOMBOY'로 음악적 변곡점을 맞이했다. 당당함과 주체성을 주요 코드로 내세우며 '걸크러쉬'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첫 정규 앨범이 기존과는 다른 음악으로 확실한 변화를 내세웠다면, 두 번째 정규 앨범은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다시 한번 다지는 모양새다. 그리고 '당당하게 전진하자'는 메시지는 지금의 (여자)아이들이 가장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다. 

(여자)아이들은 29일 정규 2집 '2'(Two)를 발매했다. 지난해 5월 발매한 미니 6집 'I feel'이후 약 8개월 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다. 숫자 5를 뒤집으면 2가 되듯, 이면에 숨겨진 에너지를 발휘할 (여자)아이들 다섯 멤버들의 반전 가능성과 음악적 견고함을 담았다. 'Super Lady'를 시작으로 'Wife'까지 총 8트랙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1번 트랙 'Super Lady'다.

'Super Lady'는 이 세상 모든 'Super Lady'에게 전하는 노래로 각자가 가진 아름다움과 강인함에 대한 노래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함께 힘을 합쳐 전진하자는 메시지와 자신감을 넘어 당당함으로 무장한 (여자)아이들의 폭발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듣는 이로 하여금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여자)아이들의 여느 타이틀곡과 마찬가지로 소연은 'Super Lady'의 작사·작곡·편곡에 이름을 올렷다. 수롤곡인 'Revenge',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Wife'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다. 우기는 'Doll'과 'Rollie', 민니는 'Vision'과 '7Days'의 작사·작곡에 이름을 올렸으며 미연은 'Vision' 작사에 참여했다. 슈화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모든 트랙의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진정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영어 트랙인 '7Days'와 'Rollie'를 통해 넓어진 음악적 세계를 선보임과 동시에 글로벌 팬덤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uper Lady'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록곡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함께 전진하자는 'Super Lady'를 비롯해 상대의 고통이 살아가는 낙이 된다는 'Revenge', 더 이상 상대방의 인형이 되지 않겠다는 'Doll', 하얀 도화지 위에서 자신의 색을 칠하겠다는 'Vision', 화려하고 당당한 스웨그가 돋보이는 'Rollie' 등 다양한 트랙을 통해 주체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연인과의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7Days', 일상에서 불쑥 마주한 운명을 위트있게 표현한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를 통해 변주를 주기도 했다. 

/사진=큐브 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은 여러모로 우여곡절 끝에 발매됐다. 8번 트랙이자 선공개 곡 'Wife'는 공개 직후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가사를 훑어보기만 하더라도 높은 수위의 내용이 이곳저곳에 담겨 있음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연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만큼 멤버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선정적인 내용 자체로 주목을 끌기위함이었다기보다는 이어질 'Super Lady'와의 연계 등 전체적인 메시지를 고려한 결과였을 확률이 높다. 

기존의 K팝 아이돌이 보여주기 힘든 (여자)아이들만의 선택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 자체만으로 (여자)아이들의 모습이 당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연령대, 특히 어린 연령대의 청취자들도 이를 여과 없이 들을 수 있도록 선택한 것은 분명 짚어봐야 할 지점이다.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높은 수위의 가사가 필요했다면, 상업적인 부분을 포기하고서라도 '19세 미만 청취 제한'을 결정했어야 했다. 상업적인 부분을 포기할 수 없는 K팝 음악의 특성상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면 수위나 표현 방법에 있어서 적절한 조정을 했을 수도 있다. 꼭 높은 수위로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은 그냥 앨범을 발매했다. 선정성 논란이 제기된 후에도 해명이나 설명도 부족했다. 

메시지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메신저의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당당하게 전진하자'는 (여자)아이들의 주체적인 메시지는 분명 인상적이지만,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서 당당함이 느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앨범 발매 직전 민니와 우기가 컨디션 난조로 활동에 불참하며 (여자)아이들의 이번 활동은 소연, 미연, 슈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여자)아이들은 자신들의 메시지대로 당당한 전진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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