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이커스 주치의가 LA 클리퍼스를 찾은 까닭은?
스포츠 의학 전문 세종스포츠정형외과의 김상범 원장이 LA 클리퍼스 전담병원인 컬란-조브 클리닉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복귀한다.
김상범 원장은 현재 KBL 창원 LG의 필드닥터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활동중이다.
김원장이 찾은 컬란-조브 클리닉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스포츠 의학 전문 병원이다. 1974년 내측 측부 인대가 파열된 투수 토미 존의 수술로도 유명하며, 이를 토대로 많은 운동선수들의 치료와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MLB의 LA 다저스, NBA LA 클리퍼스, NHL의 애너하임, NFL 램스 등 세계적인 구단의 전담 병원이기도 하다.
김상범 원장은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조금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빨리 복귀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컬란-조브 클리닉이 스포츠 의학에 있어 선두라 할 수 있었다"라며 연수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현지에서 직접 느낀 큰 차이점은 시스템에 있었다.
"선수 1명에 대한 진료시간부터 차이가 있었다. 우리의 경우 선수 1명에 10분 정도다. 물론 더 길게 보는 경우도 있지만 이곳은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보존적 치료에 대한 분업화도 잘 되어 있었다."
LA 클리퍼스 팬이라는 김상범 원장은 이번 연수 중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룰 수 있었다. 클리퍼스 주치의로 홈경기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컬란-조브 클리닉이 클리퍼스 전담 병원이었기에 가능했다.
"NBA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TV 중계로 볼 때는 워낙 선수들 능력치가 좋으니 편하게 뛴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굉장히 격렬했다. 부상이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인데도 이기려고 집중하면서 뛰는 게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FIBA 국제대회도 여러 차례 동행했는데 그때도 리투아니아에서는 슈퍼스타로 대접받는 도만타스 사보니스, 요나스 발렌츄나스 같은 선수들이 '저 선수들이 NBA 선수 맞나' 싶을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뛰는 걸 봤는데, NBA 현장에서도 그에 못지 않게 다들 헌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가벼운 페인트 동작들, 습관들을 눈앞에서 보니 '아, 역시 막을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역시 선수들의 경기력만큼이나 잘 마련된 시설이었다.
김상범 원장은 하프타임에 라커룸을 통해 트레이너들과 메디컬 룸을 찾은 경험을 전했다.
그는 이 시설이 오로지 클리퍼스만을 위해 이용되며, 같은 구장을 쓰는 레이커스도 독자적인 메디컬 룸이 있다고 귀띔했다. (레이커스는 UCLA 메디컬 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정보의 공유'였다.
"모든 진료가 공유되는 시스템이다. NBA로부터 인증을 받은 주치의들이 MRI를 비롯해서 부상 목록들을 공유할 수 있다. 공정하게 기록에 남는다. 또 LA 클리퍼스 시설이긴 해도 원정팀 선수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아직 KBL은 이 정도 수준의 시설을 기대하기 어렵다. 홈경기장도 온전히 구단 소유가 아니다. 다만 '의학'에 대한 시각과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김상범 원장의 경우는 LG 팀 닥터로 활동 중이다. 홈 경기를 비롯해 여건이 될 때면 원정까지 찾으며 선수들을 돌본다. 그는 "서울 SK의 경우도 같은 병원의 김진수 원장이 동의하고 있으니 상대팀 선수라도 필요할 때는 체크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초음파 정도는 구비해서 다니고 있다. 라커룸 외에 공간이 있으면 좋겠는데, NBA처럼 경기장에 가게 되면 홈팀 외 원정팀 선수들도 그날의 필요한 진료를 할 수 있으면 어떨까 싶다"라며 "상대에 정보가 노출된다는 개념으로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연수 기간 동안 소파이 스태디움과 크립토닷컴 아레나 등을 방문해 남다른 산업규모를 실감했다는 김상범 원장은 1월 말 연수를 마치고 귀국 예정이다.
현장에서 수술을 참관하고 현지 환자들을 만나면서 한국에서의 방식과 비교해보고 서로 장,단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는 그는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가능한 것들은 국내 진료에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선수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KBL과 WKBL은 부상이 많은 편이다. 이기기 위해 참고 뛰다보니 부상을 키우는 습관이 있다. 불안감과 미안함 때문에 뛰려는 경향도 있다. 인내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런 것들을 지양해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건강히 뛰며 높은 퀄리티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우리 역시 선수들이 더 건강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더 연구할 것이다."
# 사진_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상범 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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