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10개월만에 다시 늘었다…대부분 수도권

악성미분양 3개월연속 1만가구 넘어…PF부실 우려 커져
국토부, 12월 주택통계 발표…주택 거래량 4개월 연속 감소

사진 연합뉴스

자료 국토부

감소 추세였던 미분양 주택 수가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는 석 달 연속으로 1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4564가구) 늘었다.

증가한 미분양 물량 대부분(66.5%)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은 1만31가구로 한 달 새 3033가구 급증했다. 인천(3270가구)에서 1972가구, 경기(5803가구)에서 980가구 늘었다. 서울 미분양은 81가구 증가했다.

지방에서의 미분양은 5만2458가구로 전월보다 1531가구 늘었다. 대구의 미분양의 경우 1만245가구로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으나, 물량 자체는 한 달 새 83가구 줄었다.

문제는 악성미분양 증가세다. 지난해 12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857가구로 전월보다 3.7%(392가구) 증가하며 지난해 10월(1만224가구)부터 3개월 연속 1만가구를 넘겼다.

악성 미분양은 전남(1212가구)에 가장 많고, 경남(1116가구), 제주(1059가구), 대구(1016가구), 경기(1069가구)에서도 1000가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준공이 끝나 사용검사를 받은 뒤에도 분양되지 않는 주택이 쌓이면 PF 부실 가능성이 커진다. 시행사는 분양받은 사람이 낸 돈으로 금융권에서 받은 PF대출을 상환하는데, 미분양이 늘면 이 대출을 갚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구 한 현장에서는 악성미분양 물량이 통째로 공매로 넘어가기도 했다.

주택 시장 경기도 좋지 못하다.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3만8036건으로 전월보다 16.2%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9년 12월(11만8000건)과 2020년 12월(14만건) 거래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1790가구로, 월간 거래량이 1000건대로 다시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1~12월 누계 주택 매매 거래량은 55만5054건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수도권 거래량이 24만900건으로 19.4%, 지방은 31만4154건으로 2.3% 각각 늘었다.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은 41만1812건으로 전년보다 37.9% 증가하고, 비(非)아파트 거래량은 14만5252건으로 31.9% 줄어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