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폭사 무장단체로 지목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정체는?
전쟁 발발 후 미군 150차례 공격
일부 대원은 이라크 정규군 소속
미국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를 공격해 미군 3명을 사망하게 한 무장단체로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지목하자 이 조직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 등지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 연합체인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보복을 천명한 미국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집중 조명하며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를 최소 150차례 이상 공격했다”고 소개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이란이 미국을 중동에서 쫓아내겠다며 이라크에서 조직한 무장단체다. 이들은 현재 이라크·시리아·레바논 사이에 그어져 있는 국경을 서구가 만든 구조물로 간주하는 시아파 교리를 따른다.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최대 목표는 미군의 완전한 철수다. 이에 2011년 미국이 이라크 전쟁 종료를 선언하고 철군할 때까지 로켓과 박격포 공격, 폭탄 테러를 자행하며 미군을 괴롭혔다. 미국은 2009년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제재를 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세력을 확장한 계기를 이슬람국가(IS) 출현으로 보고 있다. IS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 똬리를 틀자 이라크 정부는 이란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란은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중심으로 민병대를 투입해 IS 격퇴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철수했던 미군이 IS 퇴치를 명분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재진입했고,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다시 미군을 겨냥한 무력시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카타이브 헤즈볼라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이들은 최근 성명에서 “이라크에서 미군 점령에 저항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학살에 대응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64㎞ 떨어진 주르프 알나스르 지역이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본거지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이곳에서 이란으로부터 조달한 부품을 활용해 공격용 무인기(드론)와 로켓을 만든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무기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이 이끄는 ‘시아파 벨트’에 전달된다고 NYT는 전했다.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케네스 매켄지 장군은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로켓·박격포·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거리는 알 수 없지만, 2020년 기준으로 일부 무기는 요르단·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IRI에서 활동하는 카타이브 헤즈볼라 일부는 최근 이라크 정규군으로 편입된 인민동원군(PMF)에도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카타이브 헤즈볼라 수뇌부는 PMF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으며 전투원들은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다. 이에 따르면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원칙적으로 이라크 총리의 지휘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미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총리의 지시를 거부하고 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 지도자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사비 부사령관이었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2020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군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할 당시 함께 폭사했다. 현재 지도부의 면면은 알려지지 않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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