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변신→1점대 ERA→억대 연봉' 아버지의 무게감, '한화 믿을맨' 목표는 '20홀드-연봉 2억'

안호근 기자 2024. 1. 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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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주현상이 인터뷰 후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55경기 59⅔이닝 2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1.96.

투수 변신 후 정확히 풀타임 세 시즌 만에 주현상(32·한화 이글스) 거둔 놀라운 성과다. 팀 내 불펜 투수로는 김범수, 박상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이닝을 투구하면서도 거둔 성적이어서 더 놀랍다.

그 결과는 달콤했다. 한화는 29일 "2024시즌 선수단 연봉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주현상은 전년도 5800만원에서 89.66%, 5200만원 오른 1억 1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주현상은 2015년 한화에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 신인으로 입단한 뒤 타자로 1군에서 2시즌을 보냈으나 이후 부상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며 서서히 잊혀져갔다. 2019년 8월 복귀해서는 마무리 캠프 때부터 투수 변신을 시도했다.

2020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적응기를 마친 주현상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한화의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투수 첫 시즌 50⅓이닝 동안 2승 2패 4홀드 ERA 3.5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2022년엔 1패 1세이브 3홀드 ERA 6.83으로 추락했다. 그러더니 지난해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내며 한화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한화 투수 주현상. /사진=한화 이글스
비시즌 기간 중 홈구장을 찾아 개인훈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주현상은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그런 기록이 나왔을까 싶다. 투수하면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기록"이라며 "올해도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까 작년에 한 건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 후 아내의 태중에 아이가 생긴 채로 시즌을 맞았고 아이가 탄생했다. 책임감이 남달랐다. 그게 독이 됐다. 주현상은 "아이도, 아내도, 이젠 가족이 있으니까 책임감이 더 강해졌고 작년에 그 생각이 크게 들었다"면서도 "'이제 내가 책임을 져야 되는 상황이니까 무조건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부진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두 차례나 2군을 다녀오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오히려 편하게 하기로 결심했다. "초반에 부진이 이어져서 이젠 책임감보다는 편하게 하자고 마음을 먹고 나니까 그때부터 잘 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5월까지 6경기에서 1패 ERA 7.11로 크게 흔들렸던 주현상은 6월엔 6경기에서 단 한 점도 주지 않으며 살아나더니 이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며 결국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는 성적을 올렸다.

꿈에 그리던 억대 연봉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아직 계약은 안 했다"면서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한 만큼 잘 주시려고 한다. 아직 조율을 하고 있지만 구단에서 많이 알아주셨다"고 말했다. 그 결과 주현상은 프로 데뷔 첫 '1억 클럽'에 가입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제 5개월 된 딸 아린이와 아내를 두고 한 달 넘게 타지 생활을 해야하는 게 마음이 걸린다. "지금도 옛날 사진을 보면 확실히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드는데 호주와 일본을 거의 40일 다녀오니 지금보다 훨씬 더 커 있을 것 같다"며 "(아내에게) 미안하긴 한데 일이 이것이니 와이프도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해준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시즌 도중 마운드에 올라선 박승민 코치(왼쪽)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주현상(오른쪽). /사진=뉴스1
가장의 무게감이 더해졌지만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던 만큼 지나치게 책임감을 갖지는 않으려 한다. 주현상은 "그냥 편하게, 하던 대로만 하자. 잘하려고 한다고 잘 할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해야 할 수 있는 것들만 하자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물론 목표도 있고 자신감도 넘친다. "매년 자신감은 있었다. 일단 1점대 ERA는 전혀 생각을 안하고 있고 3점대 정도만 하자는 생각"이라며 "투수하면서 목표를 잡았던 홀드 10개를 해냈는데 목표를 이뤘으니 이젠 20개를 바라보고 가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프로의 세계는 돈으로 나타난다. 연봉은 선수의 가치를 보여준다. 주현상은 "항상 연봉은 잘해서 인상만 계속 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라며 "예전엔 연봉이 낮았으니 100% 인상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내년 연봉 목표는 2억원 이상이냐는 질문에 주현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작년 이맘때쯤 준비가 덜 돼있었다는 그는 이미 70~80%까지 몸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투수로 시즌을 치르며 항상 2군에 1,2번씩 갔다. 올해 또 하나의 목표는 한 번도 안빠지고 1군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아프지도 않아야 되고 일단 성적이 괜찮아야 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계속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1군 투수 4년 차이지만 지난해 맹활약에 많은 팀들의 집중 분석을 당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주현상은 "신무기를 장착할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며 "내가 잘 던지는 걸 더 잘 던지기 위해서 주력할 것이다. 캠프에 가면 그런 장점을 살리려고 준비를 할 것"이라고 계획을 나타냈다.

29일 연봉협상을 모두 마무리한 한화 선수단은 이날 오전 8시 호주 멜버른행 비행기에 올랐다. 내달 20일까지 호주 멜버른 1차 캠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22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와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까지 총 5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훈련 성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 3월 4일 귀국한 뒤엔 시범경기 등 본격적인 시즌 개막에 대비한다.

한화 투수 주현상. /사진=한화 이글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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