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MLB·휠라, 같지만 다른 中 공략법 [언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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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중국의 설)을 약 2주 앞둔 상해의 남경동로(南京東路) 거리.
30일 업계에 따르면 F&F는 1100개(지난해 말 기준), 휠라는 1942개(지난해 6월 기준)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 휠라 매출 규모(2022년 약 4조원, 215억2300만위안)를 고려하면 휠라홀딩스가 가져가는 몫은 수백억원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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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올해 中 매출 8000억원대
‘디자인 수수료’ 휠라는 600억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 27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중국의 설)을 약 2주 앞둔 상해의 남경동로(南京東路) 거리. 명절 분위기에 맞춰 화려한 빨간색 의류가 휠라와 MLB 매장에 진열돼 있었다. 상하이의 명동이라 불리는 번화가에 자리 잡은 두 매장은 휠라코리아와 F&F의 매장으로,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보인다. 잇따른 철수로 이제 중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화장품 업계와 대비된다. 중국 관광객들이 ‘패션 성지’ 한국에서 기념품처럼 해당 브랜드를 사는 모습도 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F&F는 1100개(지난해 말 기준), 휠라는 1942개(지난해 6월 기준)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F&F 중국법인의 올해 매출은 약 8029억원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모두 중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의존도 측면에서는 다르다. F&F의 경우 현재 매출의 40% 이상이 중국법인에서 나온다. 올해 중국 매출이 내수 비중(39.5%)을 추월한 44.8%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휠라홀딩스가 중국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은 연 4조원대 매출 가운데 1~2%에 불과하다. 중국 시장에서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건 F&F이다.
두 회사의 의존도 차이는 다른 진출 방식 때문이다. MLB 브랜드를 운영하는 F&F는 직진출 방식으로 2019년부터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현지 유통망을 가진 대리상을 통한 홀세일 방식(도매판매)이 주된 사업 방식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F&F 중국법인의 대리점 판매 비중(추정)은 77%다. F&F는 단독으로 중국 법인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F&F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로고를 새긴 모자 등 의류를 생산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MLB의 디자인, 생산, 유통을 진행한다. 중국 내 성장 배경으로는 현지 유력 유통사와 네트워크를 맺고 진출한 점과 높은 제품 적중률이 꼽힌다. 실제 F&F는 엔데믹 이전인 2019년 디지털본부를 만들어 기획,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을 디지털화했다. 도매판매가 많은 만큼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이례적으로 80%가 넘는다.
반면 휠라는 현지 영업에 유리하도록 합작법인을 통한 진출을 선택했다. 중국 내 대형 스포츠의류 기업인 안타스포츠가 운영한다. 휠라홀딩스는 2007년 안타스포츠와 손잡고 합작법인 풀프로스펙트를 만들었다. 15% 지분을 가진 휠라홀딩스는 이 풀프로스펙트의 매출 3%를 디자인 수수료로 가져간다. 이런 이유로 중국 휠라 매출 규모(2022년 약 4조원, 215억2300만위안)를 고려하면 휠라홀딩스가 가져가는 몫은 수백억원 수준에 그친다.
안타스포츠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휠라 브랜드 단일 판매액은 122억29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성장했다. 안타스포츠 매출 가운데 휠라의 비중은 약 40%다. 안타 브랜드(약 50%, 141억원7000만위안)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다.
중국 사업이 커지면서 디자인 수수료는 2019년 385억원에서 2022년 668억원으로 73% 늘었다. 휠라 관계자는 “휠라 자체 브랜드 컬러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려함과 잘 맞아떨어져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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