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태원특별법, 나라를 1년반 동안 갈등으로 몰아넣을 것”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이 나라를 1년 반 동안 갈등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30일 밝혔다. 특별법 시행시 구성할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기간이 최장 1년6개월인 점을 염두에 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통과시킨 그 법은 공정한 조사위(특조위) 구성이 안 되게 돼 있고, 조사위에 과도한 권한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우리 당은 그 법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 이태원 참사에서 교훈을 얻고 피해자를 도울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였다”며 “그런데 오히려 그 법은 (국회)의장이 중재한 내용보다 훨씬 과도한 내용으로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그 법을 그대로 시행해서 뻔히 예정된 국민 갈등을 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점을 고려한 정합성 있는 법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민주당과 그런 부분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윤 대통령과의 대통령실 오찬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와 관련해 “제 생각은 분명하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렸다”며 “공개적으로 더 말씀드릴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오찬에서 김 여사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 저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과 제가 힘을 합쳐서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지가 중요하다”며 “그게 민생이고, 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거고 정(정부)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 방향은 동료시민이 발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과의 갈등 불씨로 작용할 거란 해석에 대해 ‘윤 대통령과의 민생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며 즉답을 피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총선 공천과 관련해 전날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당연한 원칙이고 팩트”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이 서울 중·성동갑에 윤희숙 전 의원, 서울 마포을에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인천 계양을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민주당 대항마로 공개 언급해 여당 출마 희망자들이 반발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 대표로서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에 대해 잘 설명할 의무가 있고, 그걸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앞으로도 계속 생각하고 실천할 것”이라며 “그 분을 공천한다거나 밀어준다는 취지로 말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경쟁자들 입장에선 불안과 우려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기기 위한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그런 의견도 충분히 감수하면서 가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86 운동권’과 ‘개딸 전체주의’ 청산을 총선 시대정신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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